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악성 임대인의 전세보증금을 대신 갚아준 뒤 돌려받지 못한 돈만 3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사기의 주범으로 꼽히는 악성 임대인들로 인해 공기업의 재정 건전성까지 파탄 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HUG로부터 제출받은 ‘전세보증 집중 관리 다주택 채무자 회수 현황’을 보면, 올해 9월 말 기준 HUG가 전세보증금을 대신 변제한 건수는 1만7021건, 변제액은 3조415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HUG가 회수에 성공한 금액은 5324억 원에 머물면서 미회수 채권 잔액은 2조8828억 원, 회수율은 15.6%에 그쳤다.
집중 관리 다주택 채무자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HUG가 3번 이상 대신 갚아준 집주인 중, 연락이 끊기거나 1년간 보증 채무를 아예 갚지 않은 악성 임대인을 뜻한다.
권역별로는 전체 미회수 채권 잔액의 97.6%인 2조8139억 원이 수도권에 몰려 있었다. 서울의 경우 9월 말 기준 HUG가 대신 변제해준 1조1749억 원 중 1조494억 원을 아직 돌려받지 못하면서 회수율은 21.4%에 머물렀다.
인천은 변제액 1조1749억 원 중 803억 원만 회수해 회수율이 6.8%에 그쳤다. 채권 잔액은 1조945억 원이었다. 경기도는 8077억 원 중 1377억 원을 회수하면서 채권 잔액은 6700억 원, 회수율은 17.0%로 집계됐다.
시군구 별로 보면 HUG가 돌려받지 못한 전세보증 대위변제 잔액은 전세사기가 일어난 지역에 집중됐다. 서울에선 △강서구(4125억 원) △양천구(1288억 원) △구로구(1225억 원) △금천구(1021억 원) △관악구(590억 원) △영등포구(364억 원) 등 순으로 채권 잔액이 높았다.
인천은 △부평구(3491억 원) △미추홀구(3086억 원) △남동구(1939억 원) △서구(1544억 원) △계양구(717억 원) 등, 경기는 △부천시(2971억 원) △고양시(594억 원) △안양시(484억 원) △파주시(446억 원) 순이었다.
집중 관리 다주택 채무자는 9월 말 기준 849명이었다. 주소지 기준으로는 △경기(269명) △서울(249명) △인천(168명) 등 수도권 거주자가 많았다. 박 의원은 “정부는 악성 임대인의 은닉 재산을 끝까지 추적해 다시는 전세시장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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