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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스라엘에 "가자 상황 개선하라"…군사지원 축소 시사하며 압박

美 “30일내 구체적 조치 취해야”

방공 요격미사일 고갈 시간 문제

미군 의존도 커져 거부 쉽지않아

16일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 다히예에서 이스라엘 공습으로 인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에 30일 이내에 가자지구의 인도주의 상황을 개선하라고 강하게 압박했다. 미국의 요청을 거부할 경우 군사적 지원에 상당한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란, 이란을 지지하는 ‘저항의 축’과 다면 전투를 이어가면서 미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이스라엘로서는 거부할 수 없는 압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5일(현지 시간) 악시오스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13일 공동명의로 이스라엘 국방 및 외교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가자지구 내 악화하는 인도주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미국이 제안한 조치는 △최소 트럭 350대 분량의 물품 가자 내 반입 허용 △추가 통행로 개방 △작전상 불필요한 지역에 대한 대피 명령 취소 △가자 북부의 고립 종식 등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그러면서 이스라엘이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군사 지원에 관한 미국의 정책과 법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국가 안보 각서 20(NSM-20) 등에 따르면 미국은 안보 지원 시 국제인도법 등에 부합하도록 해야 한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가자지구 안으로 인도적 지원을 반입하는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이스라엘 정부에 의한 추가적인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의 압박은 이스라엘이 최근 가자지구 북부를 겨냥한 공세를 재개하면서 인도주의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최근 이스라엘군은 가자 북부를 완전히 고립시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굶겨 죽이는 극단적인 군사작전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정부가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이스라엘 정부는 앞서 미 정부의 강력한 휴전 압박에 대해서도 ‘자기방어권’이 우선돼야 한다며 거부해왔다. 다만 미국이 군사 지원을 제한하는 방안까지 강하게 시사하면서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년 넘게 전쟁을 이어온 이스라엘은 최근 방공 요격미사일 고갈이 본격화하는 등 심각한 군수품 부족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군사 지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의존이 커진 상황에서 미국의 통제를 계속 거절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실제 이날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미국의 요구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입장을 로이터통신을 통해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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