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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성장 호조에도 심리는 위축…美 ‘바이브세션’ 계속 되나

연체 전망비율 53개월來 최고

9월 빅컷에도 침체 우려 여전

데일리 "금리 인하 계속 해야"

미국 콜로라도 톤튼의 한 코스트코 매장에서 고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일자리가 늘어나는 골디락스 경제지표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미국인들의 경제 자신감은 위축되고 있다. 경제지표와 소비자들의 심리가 불일치하는 이른바 ‘바이브세션(vibecession·분위기(vibe)와 침체(recession)의 합성어)’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1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연방준비은행이 공개한 9월 소비자 기대 설문 조사에 따르면 앞으로 3개월 안에 대출이자 등을 갚지 못해 연체에 빠질 것 같다는 응답은 전월 13.6%에서 14.2%로 상승했다. 2020년 4월 이후 4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연체에 대한 우려는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미시간대가 발표한 10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도 68.9로 9월(70.1)보다 하락했다. 시장의 전망치인 71.0을 밑도는 등 개선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앞으로 1년 뒤 경제에 대한 전망 지수는 전년보다 22.9% 개선됐지만 현시점 경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은 62.7로 1년 전(70.6)보다 오히려 11.2% 후퇴했다.





미국 가구와 소비자들의 위축된 경제 심리는 고용과 성장률 등 각종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는 것과는 동떨어진 흐름이다. 올 9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25만 4000개 늘어 전문가 전망치(15만 개)를 크게 웃돌았다. 애틀랜타연은의 국내총생산(GDP) 예측 모델인 GDP나우에 따르면 이날 기준 3분기 미국 GDP 성장률 전망은 연율 3.2%에 이른다. 이대로라면 미국의 잠재성장률(약 1.8%)을 웃도는 것은 물론 2분기 GDP 성장률(3.0%)보다 오름 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월가에서는 경제지표는 좋지만 소비자들의 심리가 침체 수준으로 가라앉는 현상을 ‘바이브세션’이라고 규정했다. 9월 연준이 0.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후 바이브세션이 끝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지만 미국 소비자들의 경기 침체 우려는 좀처럼 가시지 않는 양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뉴욕연은의 소비자 조사에서 1년 전보다 재정 상황이 나아졌다는 응답은 감소하고 악화하고 있다는 응답은 늘었다”며 “일부 가구는 주가 상승의 혜택을 받아 상황이 나아졌지만 대다수 가구는 보유 주식이 많지 않은 데다 고금리 환경 속에서 대출이 쌓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시간대는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지만 가격 자체는 이미 높아져 소비자들이 좌절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런 가운데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은 총재는 고용시장이 호조를 보이더라도 금리 인하를 계속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데일리 총재는 이날 “인플레이션이 문제가 되지 않는 한 일자리 증가와 경제성장을 억눌러서는 안 된다”며 통화정책으로 성장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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