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서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포트워스(DFW) 지역에 형성된 금융 지구 ‘얄스트리트(Y’all Street)’를 조명하는 기사가 잇따르고 있다. 텍사스 지역 사람들은 ‘안녕하세요?(How do you do, you all?)’라는 인사말을 줄여 ‘하우디 얄?(Howdy, y’all?)’이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얄스트리트는 세계 최대 금융 허브인 ‘월스트리트’와 텍사스 사투리 ‘얄’을 결합해 급성장하고 있는 DFW 금융 산업을 의미하는 신조어다.
지난해 텍사스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2조 5839억 달러로 미국에서 캘리포니아주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과거에는 에너지산업 의존도가 높은 지역이었지만 최근에는 금융·테크 허브로도 각광받고 있다. 현재 골드만삭스·웰스파고·JP모건 등 대형 금융사들이 월가의 핵심 업무를 이관하기 위해 댈러스에 제2의 본사를 짓고 있는 중이다. 은행·보험 등 금융 종사자만 놓고 보면 올 6월 기준 66만 명으로 뉴욕의 55만 명을 이미 앞지른 상황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아성에 도전하기 위한 전국 차원의 텍사스증권거래소(TXSE) 설립도 추진되고 있다.
텍사스는 소득세와 주 차원의 법인세가 없고 최고 1%의 영업세만 부과한다. 또 풍부한 전력과 노동력, 느슨한 규제 등이 강점이다. 삼성전자의 첨단 반도체 공장과 LG전자의 전기차 충전기 공장이 자리 잡은 곳도 텍사스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과 벤처기업들이 몰리면서 오스틴에는 서쪽 구릉 지대를 중심으로 ‘실리콘밸리’에 빗댄 ‘실리콘힐스(Hills)’가 조성돼 있다. 기업 투자 증가에 힘입어 지난 1년간 텍사스의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총 30만 개 늘었다. 일자리 증가에 따라 인구 유입이 늘면서 몇 년째 인구 증가율 1위를 기록했고 이는 소비 활성화 등의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도 저성장 고착화의 함정에서 탈출하려면 세제·노동 개혁,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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