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사용 후 적립되는 포인트가 사상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섰다. 카드업계가 포인트를 회원 유치 경쟁에 활용하고 있지만 정작 상당수 포인트는 유효기간 만료로 사용되지 못하고 사라지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잠들다 소멸된 포인트가 400억원에 달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금융감독원으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8개 전업 카드사(현대 KB국민 롯데 비씨 삼성 신한 우리 하나)의 포인트 적립액은 총 3조 1478억 원이었다. 최근 5년간 포인트 적립액은 2020년 2조 3223억원, 2021년 2조 4979억원, 2022년 2조 8958억원, 2023년 3조 1478억원으로 매년 늘고 있다.
카드사 포인트는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 결제 시 결제 금액의 일정 비율을 적립해주는 것으로 보통 1포인트 당 1원을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현금으로 전환해 고객 계좌로 입금받을 수도 있고 카드 연회비 납부도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카드 포인트의 소멸 시효는 5년이다.
하지만 많은 고객들이 포인트 소멸 예정 사실과 활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해 매년 상당한 포인트가 유효기간이 끝나 사라지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398억원어치 포인트가 소멸됐다. 포인트 소멸액은 최근 5년간 증가 추세로, 2020년 757억원, 2021년 778억원, 2022년 829억원, 2023년 815억원이었다.
카드사들은 사전에 포인트 소멸 안내를 하고 있다지만 많은 소비자들이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김 의원은 “해마다 수백억원 규모의 카드 포인트가 소멸되는 것은 소비자가 권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을 의미한다”며 “소비자 권익 침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금융 당국과 카드사들이 보다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김 의원은 “포인트 소멸 전 알림을 더 체계화하고 카드 포인트 사용 기한을 연장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며 “소비자 권리 보호를 위한 근본적 노력을 통해 국민들이 자신이 적립한 자산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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