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5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로 재집권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지도를 크게 높였던 계기로 평가되는 TV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의 전 홍보 담당자가 언론에 공개 반성문을 써 화제가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과장된 이미지를 만들어 대통령 당선 등 정치적 거물이 되도록 도왔다는 내용이다.
존 밀러 전 NBC방송 마케팅 담당 이사는 17일(현지시간) 유에스뉴스에 기고한 '우리가 괴물을 만들었다: 트럼프는 '어프렌티스'를 위해 만들어진 TV 판타지였다'는 제목의 글에서 쇼에서 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미지에 대해 "최소한으로 말해도 상당한 과장이었으며 최악의 경우에 그것은 실제보다 더 성공적으로 보이게 한 잘못된 이야기였다"고 밝혔다.
그는 "성공한 대부분의 CEO는 리얼리티쇼에 출연하기에는 너무 바빴고 쇼에서 승리한 아무나 고용하길 원하지 않았다"면서 "트럼프는 촬영할 시간이 많았고 관심을 받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 걱정이 없었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연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러 차례 파산 선언을 했다고 지적하고 "우리가 홍보한 트럼프 이미지는 매우 과장된 것이며 가짜뉴스였다"면서 "우리는 마케팅에 성공했지만, 트럼프가 성공한 지도자라는 잘못된 이미지를 만들어 돌이킬 수 없는 해를 끼쳤다. 후회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그는 교묘하지만, 놀라울 정도로 조종하기 쉬운 사람"이라며 "그는 칭찬에 관한 한 채울 수 없는 구멍이기 때문에 아무리 많이 해도 충분하지 않다. 그는 아첨하면 고분고분해진다. 러시아의 스트롱맨 블라디미르 푸틴과 북한 독재자 김정은도 이것을 알아차렸다"고 지적했다.
밀러 전 이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어프렌티스에서 흑인과 백인 간 대결 진행을 제안했던 일화도 소개했다. 광고주들이 인종 간 대결은 싫어할 것이라는 취지로 에둘러서 반대했다고 설명하고 "그는 그것이 왜 그렇게 나쁜 아이디어인지 이해를 못 했다"면서 "의심스러운 판단력을 갖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 밖에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쇼 참가자를 겨냥한 유명한 발언 '당신은 해고야'에 대해 배경이었던 회의실은 "세트장이었다"면서 "그의 실제 회의장은 TV 촬영을 하기에는 너무 낡고 허름했다"고 말했다.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04년부터 NBC 방송의 서바이벌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를 진행하면서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게 돼 2016년 대선 승리의 발판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어프렌티스는 연봉 25만 달러의 트럼프 계열사 인턴십에 선발되기 위한 경쟁 과정을 보여주는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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