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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스타트업 뉴욕서 '쩐의 전쟁'

‘NYC 스타트업 서밋’ 참여 22개 스타트업 현지 투자 설명

참가자들 혁신기술로 중무장…경기도 지속적 지원사격 약속에 반색

김동연 지사 "해외시장 진출 기회, 현지화, 투자유치 등을 적극 지원"

멜리사 로만 버크 뉴욕시 경제개발공사 COO "걸림돌 치워줄 것" 약속도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뱅크 오브 아메리카 파빌리온에서 UKF(United Korean Founders·한인창업자연합)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의 후원을 받아 주최한 ‘NYC 스타트업 서밋’에 참여한 경기도내 22개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현지 투자자들이 투자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 = 손대선 기자




경기도 스타트업들이 자본주의 최전선 미국 뉴욕 한복판에서 ‘쩐의 전쟁’을 벌였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뱅크 오브 아메리카 파빌리온은 UKF(United Korean Founders·한인창업자연합)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의 후원을 받아 주최한 ‘NYC 스타트업 서밋’에 참여한 도내 22개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현지 투자자들로 북적였다.

UKF는 뉴욕 헬스케어 분야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창업 10년 이하인 비상장 스타트업) 눔(NOOM) 정세주 대표와 서부 실리콘벨리 벤처투자사인 프라이머사제파트너스 이기하 대표가 의기투합해 미주지역 내 한인 기업가들의 창업생태계 조성을 명분으로 만든 비영리단체다. 현재 1500여 명의 창업자들이 함께하고 있어 미주 지역 최대 규모 한인 스타트업 커뮤니티로 손꼽힌다.

NYC 스타트업 서밋은 올해 초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인연을 맺은 정세주 대표가 김 지사를 뉴욕으로 초청하고, UKF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과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협약을 뉴욕 현지에서 맺기로 하면서 당초 계획보다 규모가 커졌다. 이날 행사에만 미국 전역의 400여명의 스타트업, 투자사 관계자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협약식이 치러진 전날 17개사, 이날만 10개사가 IR(투자설명)을 진행하면서 혁신적인 기술로 빚어진 자사 제품을 현지 벤처 투자자들에게 세일즈 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뱅크 오브 아메리카 파빌리온에서 UKF(United Korean Founders·한인창업자연합)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의 후원을 받아 주최한 ‘NYC 스타트업 서밋’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 = 손대선 기자


행사장에서 만난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경기도와 UKF 협업을 통해 NYC 스타트업 서밋이 한결 풍성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배달 전기자전거의 교환형 배터리 관리 플랫폼 업체인 튠잇의 송영욱(44) 대표는 사업개발총괄을 맡고 있는 김종배 부사장과 함께 이날 행사를 손꼽아 기다렸다. 현대차 연구소에서 일하다 창업에 나섰다는 그는 화재방지 기능을 탑재한 신개념 전기자전거 배터리를 개발했다. 송 대표는 6만5000여명에 달하는 뉴욕 배달라이더들의 전기자전거에 자사 배터리를 장착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최소 수천억 원에 달하는 규모의 뉴욕 전기자전거 배터리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뉴욕시의 교통, 환경국 등 수많은 허들을 뛰어넘어야 했다. 그동안 접촉면을 늘려왔지만 소득이 없어 고민하던 차에 행사 참여 공모를 확인하고 뉴욕행 비행기를 탔다. 직원수 15명에 불과한 성남 소재 튠잇이 체류비 등 만만치 않은 비용 부담을 감수한 것은 행사에 참여하는 멜리사 로만 버치 뉴욕시 경제 개발공사 COO(최고운영책임자)를 만나 자사 제품을 알리고 싶어서였다. 뉴욕에서 전기자전거 배터리 화재가 빈발해 안전한 배터리에 대한 시 당국의 갈증이 클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 판단이었다.

송 대표와 김 부사장은 천금 같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인사말을 마치고 퇴장하는 버치 COO를 뒤쫓아 가 자신들의 부스로 안내하는데 성공했다. 두 사람은 짧은 시간이지만 자사 제품의 혁신적 기술을 설명해 공감을 이끌어내고, 마침내 버치 COO의 개인 연락처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걸림돌이 있다면 치워주겠다'는 약속도 얻어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뱅크 오브 아메리카 파빌리온에서 UKF(United Korean Founders·한인창업자연합)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의 후원을 받아 주최한 ‘NYC 스타트업 서밋’에서 멜리사 로만 버크 뉴욕시 경제 개발공사 COO(최고운영책임자)가 전기자전거의 교환형 배터리 관리 플랫폼 업체인 튠잇의 송영욱(44) 대표로부터 제품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제공 = 경기도


송 대표는 "우리 같은 마이크로 모빌리티 생태계는 국내 시장이 작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야 하는데, 해외 투자자들 만나는 것 자체도 쉽지 않은 상황에 이런 좋은 행사들이 마련해 줘서 경기도와 UKF에 고맙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듣보잡’ 기업이 와서 무조건 머리를 들이민다고 고위직을 직접 만나기는 어렵다”며 “도지사가 움직이니 뉴욕에서도 움직인다. 굉장히 좋은 행사고, 우리로서는 큰 기회를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튠잇은 당초 해외에서 최대 30억 원의 투자금 유치를 목표로 설정했다. 하지만 버치 COO와 접점을 만들면서 목표액을 상향 조정했다.

남성용화장품을 생산하는 카돈(Cardon)의 정나래(40) 대표는 다국적 화장품기업 P&G에 몸을 담았다가 직접 창업에 나섰다고 했다. 그는 면도 후 생기는 미세한 상처를 치유하는 기능성 화장품을 선보였다. 뉴욕에서 부동산 스타트업과 투자를 하는 동년배 토니 여씨와 얼굴을 맞댄 그는 화상치료제 원료로 쓰는 선인장에서 추출한 자사 제품의 성분과 효과를 꼼꼼하게 설명했다. 정 대표는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샘플을 써보고 좋은 반응을 보여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토니 여씨는 “사람을 많이 만나는 직업이다 보니 피부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좋은 제품이라고 생각하고 친구들과 투자를 의논하겠다”고 말했다.

사이먼 리 Founder at Flitoo 대표는"어린 시절 즐겨본 미국 TV시리즈 스타트렉에서 지구인들이 외계인과 통역기를 통해 자유롭게 대화하는 장면을 머리 속에 담아 놓았다가 생성형AI 통역기를 개발했다"며 “어려서부터 여러 나라에서 살아 자유롭게 사고 했다. 많은 언어와 사람을 만나면서 경험한 것이 기술의 원천”이라고 자랑했다.

17일(현지 시간) 뉴욕시 W뉴욕타임스퀘어 회의실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경기도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간담회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경기도


참가자들은 단순 이벤트성 행사보다는 스타트업과 투자그룹을 지속적으로 연결해주겠다는 경기도와 UKF의 약속에 반색했다. 실제 자금 조달까지 최소 수개월이 걸리는 상황에서 경기도가 공신력을 담보로 제공하고 UKF가 투자자들의 지갑을 열게 만드는 컨설팅을 동시 제공하겠다고 나선 것을 달가워했다.

수학학습을 돕는 인공지능(AI) 서비스 기술을 개발했다는 스타트업 관계자는 “대한민국에서는 교육스타트업이 살아남기 힘들어서 한국 사회를 벗어나 글로벌 확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작년부터 해외진출을 욕망했다”며 “하지만 정부 주도 일회성 행사 등을 참가하면서 한계를 느꼈다. 경기도가 단순히 연결시켜주기보다는 이런 네트워킹을 구축하려고 노력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스타트업 관계자는 나아가 “좋은 기술을 수출하려면 저쪽에서 당장 실증 결과를 요구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스마트 기술을 실증할 테스트배드가 매우 부족하다. 스마트 기술을 미리 테스트할 수 있는 공간과 기회가 경기도에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앞서 버지니아와 뉴욕 주지사와 잇따라 회동해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협력관계 구축을 약속받은 김동연 지사는 참석자들에게 “스타트업 생태계를 이루는 다양한 국내외 주체들의 활발한 교류와 협력은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낼 것”이라며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도내 스타트업들의 해외시장 진출 기회, 현지화, 투자유치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한편 경기도는 미국 일정을 마친 뒤에도 온라인 등을 통해 스타트업들과 투자자들 사이에 추가논의가 이루어지도록 기업별 지원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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