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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도 까도 나오는 '연대 논술 유출 의혹'…수험생들 "다음주 중 집단소송"[폴리스라인]

12일 시험 당일 한 고사장서 시험지 1시간 먼저 배부

15분만 회수했지만 문제 묘사 등 사전 유출 사고 발생

"폰 걷고 시험지 배부했다" 해명에도 반박 근거 속속 등장

"문제 유출했다" 양심고백도…학교는 여전히 "재시험 없다"

경찰 수사 의뢰에도 수험생 '분통'…다음주중 집단소송 제기


늦더위가 가시고 찬 바람이 솔솔 불어오기 시작하는 10월. 가을 타는 사람들 속 그 누구보다도 긴장감이 큰 건 수능을 코앞에 둔 수험생들일텐데요. 공부에만 전념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인데 국내 주요 명문대 중 한 곳인 연세대 논술시험 문제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수많은 수험생들이 심리적으로 큰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주 폴리스라인에서는 시험 당일인 12일부터 일주일간 연세대 논술시험 유출 사태가 전개된 과정을 시간 순서대로 살펴보겠습니다.

감독관 실수로 1시간 일찍 시험지 배부…"직사각형 있다" 문제 묘사 온라인 유출


12일 연세대학교 2025학년도 수시모집 논술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고사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대학가에 따르면 지난 12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열린 2025년도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 한 고사장에서 시험 시작 1시간여 전인 12시 55분께 학생들에게 시험지가 교부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감독관이 시험 시작 시간(오후 2시)을 오후 1시로 착각해 생긴 일이었다. 해당 고사장 감독관은 약 15분 뒤 실수를 인지하고 시험지를 회수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학생들의 휴대전화를 수거하기 전에 시험지가 배부되면서 문제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 실수로 답안지가 배포된 직후인 당일 오후 12시 52분, 한 수험생이 단답형 1번 문제에 대해 “정사각형 4개 등분 되는 직사각형 그림 있다”고 묘사하는 내용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유출 논란이 시작됐다. 이튿날 오후에는 시험지 전체를 찍어서 올린 사진도 인터넷에 유포되며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됐다.

이에 대해 연세대는 13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시험지가 일찍 교부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연습지 아래에 문제지를 놓도록 해 수험생이 시험 시작 이전에 문제를 볼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문제 속 도형을 묘사한 글이 온라인에 유출돼 형평성을 해쳤다는 주장에 대해선 “사실상 그 도형이 있다는 인상을 인지하였다고 하더라도 문제를 적시할 수 없으므로 공정성을 해치는 정보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문제지가 배부되기 전에 통신이 가능한 전자기기는 전원을 끈 상태로 가방에 넣도록 해 최초 문제지가 배부된 시점부터 회수 전까지 학생들이 해당 문제를 직접 온라인으로 공유할 수 없었다”며 시험 도중 촬영된 것처럼 인터넷에서 공유된 시험지는 시험 종료 이후 답안지를 수거하는 과정에서 불법적으로 촬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험지 인증샷’에 “문제 유출했다” 양심고백까지…멈추지 않는 의혹들


1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연세대 논술시험 인증사진. 디시인사이드 갈무리


학교 측에서 급하게 해명에 나섰지만, 연대 측 주장을 반박하는 근거들이 하나둘씩 나오면서 수험생들의 불신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14일 오전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커뮤에 연논(연세대 논술) 친 거 인증하려고 찍었는데"란 제목의 글과 함께 사진이 올라왔다. 논술 답안지와 문제지 위에 수험표와 주민등록증이 올려진 상태의 사진이었다. 촬영한 장소는 ‘서울특별시 신촌동’, 촬영한 시간은 ‘토요일 12시59분’으로 문제가 된 고사장에서 시험지가 실수로 일찍 배포된 후 사진을 찍은 것이다. "문제지 배포 전 휴대폰을 끈 상태로 가방에 넣도록 했다"는 연세대 측의 해명과 배치되는 정황이다.



이외에도 전반적으로 시험 감독이 부실했다는 증언이 속속 나오면서 연세대 책임론이 커졌다. 감독관들이 휴대폰을 일괄적으로 걷어가는 대신 학생이 자율적으로 전원을 꺼서 자기 가방에 넣도록 하는 등 관리를 부실하게 해 유출의 단초를 제공했고, 일부 고사실에서는 좌석 간 간격이 넓지 않아 주변 학생들의 답안이 보이기도 했다는 경험담들이 이어졌다.

경찰 수사 의뢰에도…수험생들 “재시험 필요해” 소송전 착수


연세대가 15일 밤 내놓은 입장문. 연세대 입학처 홈페이지 캡처


연세대는 지난 15일 밤 추가 공식 입장문을 내놓으며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수험생들의 분노를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재발 방지책만을 내놨을 뿐 이번 시험과 관련한 구제책은 전혀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입장문에서 연세대 측은 “혼란과 정신적 고통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연세대는 입장문 발표 직전인 당일 오후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문제지를 불법 촬영해 온라인에 게시한 수험생 6명을 업무방해 혐의(총 6건)로 고발했다. 해당 사건은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에 배당됐다.

이어 연세대는 △현행 시험 관리 시스템 점검 △감독관 교육 강화 △현행 자유좌석제에서 지정좌석제로 변경 △문제 오류 발생 예방을 위한 사전 검토 2단계 세분화 등 네 가지 방안을 골자로 한 재발 방지책을 내놨다. 다만 연세대 측은 “시험 시작 전 촬영된 문제지가 유출돼 공정성을 침해한 객관적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재시험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분명히 했다. 원서비 일부 환불과 유출 논란이 불거진 문항의 전원 정답 처리 등 수험생들이 차선책으로 제시한 보상안 역시 사실상 거부했다.

입장문이 발표되자 오픈카톡방 등 커뮤니티에 모인 수험생들은 연세대 측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일부 수험생들은 본격적인 집단소송 준비에 착수했다. 조만간 참여 인원을 확정하고 다음 주 중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할 예정이다. 시험 자체를 무효로 하는 소송도 별도로 준비 중이다. 소송 참여 의사를 알려온 수험생과 학부모는 17일 오후 기준으로 1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수험생들이 추가적인 ‘양심선언’에 나서면서 소송 동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집단소송을 추진하고 있는 20대 수험생 A씨는 “시험지를 일찍 배부한 고사장에 있던 수험생이 시험 시작 약 30분 전인 오후 1시 27분 다른 고사장에 있던 수험생 친구에게 논술 일부 문항에 대한 정보를 전달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러한 사실은 해당 수험생이 스스로 밝힌 것이며 이 수험생 또한 집단소송에 참여 중”이라고 언론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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