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코트에 나서지 않겠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이벤트 대회인 식스 킹스 슬램에 출전 중인 라파엘 나달(38·스페인)은 18일(현지 시간) 같은 스페인 출신의 후배인 카를로스 알카라스와 준결승을 치렀다. 경기 후 그는 은퇴 무대가 될 데이비스컵 출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나달은 10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은퇴 계획을 발표했다. 11월 19~24일 열리는 테니스 국가대항전 2024 데이비스컵 파이널스를 끝으로 코트를 떠나겠다고 했다.
나달은 “감정적으로는 준비가 돼 있다고 확신한다. 육체적인 면이나 테니스 기술적인 면에서는 준비할 시간이 한 달 정도 남아있다”면서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단식 준비가 안 된 것 같으면 내가 먼저 팀에 말하겠다”고 했다. 24년의 프로 테니스 선수 경력을 끝내는 무대지만 스페인 팀에 짐이 되지는 않겠다는 각오다.
이날 나달은 알카라스에게 0대2(3대6 3대6)로 완패했다. 역시 준결승전에서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에게 1대2(2대6 7대6<7대0> 4대6)로 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와 19일 3위 결정전을 치른다.
나달과 조코비치는 오랜 라이벌로 경쟁해 왔다. 통산 60차례 맞대결했고 나달은 그중 29경기에서 이겼다. 세르비아가 데이비스컵 파이널스에 진출하지 못하면서 이번이 둘의 마지막 대결이다. 나달은 “노바크를 앞에 둔다는 건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일”이라면서 “수없이 많은 경기를 치른 우리가 다시 한번 맞붙는 건 재미있는 일”이라고 했다.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22회나 우승한 나달은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에서 14회나 우승해 ‘흙신’으로 불린다. 그러나 고관절 등 부상이 호전되지 않았고 지난해 5월 프랑스오픈 불참을 밝히면서 2024년이 현역으로 뛰는 마지막 해가 될 것이라 예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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