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내년 1월 인도 시장에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크레타 EV를 출시한다고 20일 밝혔다. 현지 수요에 맞춰 SUV 라인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전기차 시장을 선점해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본지 10월 19일자 11면 참조
크레타 EV는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해 2015년 처음으로 출시한 크레타의 전동화 모델이다.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실적을 끌어올렸던 크레타의 전략을 그대로 이어갈 방침이다. 당시 크레타는 인도의 대가족 문화를 반영한 넓은 공간, 열악한 도로 상황에 대비한 높은 최저 지상고 등을 적용했다. 출시 후 3개월 연속 인도 SUV 판매 1위를 기록했으며 첫해에 4만 888대가 팔리며 ‘2016 인도 올해의 차’에 선정되기도 했다.
크레타의 성공 이후 현대차는 SUV 라인업을 확대해왔다. 2021년 3열 알카자르, 지난해 엑스터를 출시했으며 베뉴와 투싼·아이오닉까지 총 6종의 차급별 라인업을 구축했다. 그 결과 현대차는 2016년 연간 판매 50만 대를 돌파했으며 지난해 60만 2111대를 판매해 연간 최다 판매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전체 판매량의 절반 이상은 SUV다. 현대차의 인도 내 시장점유율은 14.6%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는 크레타 EV를 시작으로 인도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한 전동화 사업도 본격화한다. 실제 크레타 EV는 현대차가 1998년 인도 첸나이 공장을 가동한 후 현지에서 생산하는 첫 전기차다. 현대차는 크레타 EV를 포함해 2030년까지 5개의 전기차 모델을 투입할 방침이다. 향후 5년간 판매 네트워크 거점을 활용해 전기차 충전소를 485개까지 확대하며 인도 배터리 전문 기업인 엑사이드에너지와 맺은 업무협약을 통해 현지 생산 배터리 탑재도 추진한다.
인도 내 생산능력 확대 역시 주요 과제다. 현대차는 지난해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인도 마하라슈트라주에 위치한 푸네 공장을 인수했다. 푸네 공장에 현대차의 스마트 제조 시스템을 적용해 인도 자동차 시장 성장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목표하는 생산능력은 연 20만 대 이상이다. 내년 하반기 가동이 이뤄질 경우 현대차는 첸나이 공장(82만 4000대)과 푸네 공장을 합쳐 100만 대 생산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인도는 현대자동차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인도는 지난해 기준 약 500만 대의 자동차 판매량을 기록하며 중국·미국에 이어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4월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인도를 방문해 해외 지역에서는 최초로 타운홀 미팅을 갖고 현지 임직원들과 중장기 전략을 논의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이달 22일 인도 법인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4조 5000억 원가량의 자금을 조달해 전기차 생태계 구축에 투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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