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욱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이 20일 ‘삼성전자(005930) 위기론’에 대해 “우리나라 과학기술·산업계에 닥친 위기의 상징적인 일”이라며 “(반도체 이후) 차세대 성장 동력을 찾을 때가 됐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박 수석은 이날 KBS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삼성의 위기’라는 말에 크게 동의하지는 않으나 주식시장 평가, 삼성 내부의 위기론이 나오는 걸 봤을 때 실존하는 위기인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삼성전자는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 특수에서 배제돼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자 위기론이 고조됐다. 이달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장은 성과 부진, 주가 하락에 대해 공개 사과문을 냈으나 이후에도 외국인투자가가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 주식 순매도를 이어가 투자 심리는 호전되지 못했다.
다만 박 수석은 “위기에서 끝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삼성전자가 그간 축적한 역량을 바탕으로 AI·바이오 등 신산업 흐름을 주도하며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삼성이 도래하는 AI·바이오 시대의 빅 웨이브에 올라탐으로써 다시 금방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은 특히 새 경제성장 동력인 ‘3대 게임 체인저(AI, 첨단 바이오, 양자)’ 육성에 사활을 걸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국가AI위원회를 출범시켰고 이르면 11월 말 국가바이오위원회도 발족할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연말께 발표될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소형모듈원전(SMR) 4기 건설 계획을 반영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SMR의 전기 발전 용량은 170∼350메가와트 수준이다. SMR 4개를 묶어야 대형 원전 1기에 해당하는 출력이 나오는 셈이다.
다만 정부의 이런 방침에 탈원전을 표방해온 야당이 협조할지는 미지수다. 전기사업법에 따르면 전력수급기본계획은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하는 건 아니지만 의석 과반을 가진 야당은 관련 입법, 예산 편성 등을 통해 정부 계획에 제동을 걸 수 있다. 박 수석은 “SMR은 수출 주력 효자 상품이 될 수 있다”며 “이런 부분에 있어 여야가 있을 수 없다”고 협조를 당부했다. 아울러 “SMR은 아직 표준화가 마련되지 않은 기술”이라며 “전문 인력 확충과 함께 적시에 SMR을 인허가할 수 있도록 (규범 확충)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후 대응댐 건설 문제와 관련해서는 주민들이 반대할 경우에 중단할 수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정부는 홍수·가뭄에 대비한 14개 기후 대응댐 건설을 추진했으나 야당은 ‘4대강 2탄’이라고 비판하는 등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박 수석은 이에 “지역 주민과 지방자치단체의 동의가 없다면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답했다.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이어 한국에서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이른 시일 내 나올 가능성도 낙관했다. 박 수석은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게 약 30년에 지나지 않았다”면서 “세계 최초의 질문에 답하는 새 분야를 여는 연구가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하면 노벨과학상도 머지않은 시기에 받게 될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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