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과의 국공 내전에서 패퇴해 대만으로 밀려난 국민당 군대가 1953년 7월 푸젠성 남단의 둥산다오(東山島)를 탈환하기 위해 기습에 나섰다. 1만여 명의 상륙부대는 전투기와 탱크의 엄호를 받으며 순식간에 이 섬을 점령했다. 하지만 기쁨은 잠시였다. 섬에 남아 있던 주둔군에 지원군까지 합세한 인민해방군의 거센 반격에 국민당군은 불과 이틀 만에 퇴각했다. 마오쩌둥 당시 중국 최고지도자는 성명에서 “국민당과의 마지막 전투에서 승리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푸젠성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둥산다오는 대만이 점유하고 있는 진먼다오에서 남쪽으로 137㎞ 떨어진 곳에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대만 제2의 도시 가오슝과의 거리는 304㎞ 정도다. 이곳은 국공 내전 때 인민해방군과 국민당군이 일진일퇴를 거듭하던 격전지였다. 내전 당시에 수시로 섬 주인이 바뀌다가 1950년 인민해방군이 점령한 뒤 중국 땅으로 편입됐다. 이 섬은 해안선이 직선으로 뻗어 있고 인근 해역의 수심도 깊지 않아 상륙작전 연습에 적합하다. 특히 지형이 대만과 유사해 중국군이 1996년부터 매년 이 섬의 다청만 일대에서 대만을 겨냥한 대규모 상륙 훈련을 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실시된 중국군 역대 최대 규모의 대만 포위 훈련 직후에 둥산다오를 방문했다. 시 주석의 둥산다오 시찰은 2013년 최고지도자에 오른 뒤 처음이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언급한 ‘양국론’에 대한 시 주석의 무언의 경고”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도 입장문을 통해 “대만에 대해 무력 사용을 포기하겠다고 결코 약속하지 않을 것”이라며 무력 통일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중국의 팽창주의 야욕이 노골화하면서 대만해협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대만해협에서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주한미군 차출 가능성 등으로 한반도에 미칠 파장도 커질 것이다. 중국의 패권 추구로 동북아시아 정세가 급변하고 우리의 안보 위기가 증폭될 가능성에 대비해 힘을 키우고 정교한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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