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그룹 차원의 탄소중립 및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이행을 가속화하기 위해 국내에서 대규모 재생에너지를 확보한다.
현대차그룹은 21일 서울 종로구 현대건설 본사에서 부품·물류·철강·금융 부문 6개 그룹사와 현대건설 간 연간 242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장기 공동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글로비스·현대트랜시스·현대위아·현대케피코·현대종합특수강·현대캐피탈 등 6개 그룹사는 재생에너지 전력 수요자로 협약에 참여했다. 현대건설은 이들 6개 그룹사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를 연결하는 전력 거래 중개 역할을 맡는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PPA 업무협약을 통해 6개 그룹사 국내 사업장에 재생에너지 전력을 20~25년간 공급할 예정이다. 이르면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공급을 시작한다. 이후 공급량을 점진적으로 늘려 2030년에는 연간으로 242GWh 수준에 도달한다는 계획이다.
연간 242GWh는 국내 4인 가구의 연평균 전력 사용량(3684㎾h, 2020년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6만 6000가구의 전력 사용분에 해당한다. 이를 전량 재생에너지를 통해 조달하면 화력 연료를 기반으로 한 전력 사용 시와 비교해 연간 약 11만 톤의 탄소를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11만톤은 준중형 자동차가 6만 6000여 대가 1년간 배출하는 탄소배출량이다.
현대차그룹은 그룹 전체의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확대를 위한그룹 차원의 행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국내 사업장의 재생에너지 전환 확대를 위해 그룹 차원에서 PPA를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수 그룹사가 공동으로 장기 구매계약을 추진할 경우 협상력을 갖게 돼 개별 그룹사 계약 때보다 안정적으로 재생에너지 전력을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또 개별 그룹사 차원의 조달 물량에 더해져 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화시키고 그룹 내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그룹사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현대케피코, 현대종합특수강은 이번 PPA 업무 협약 체결로 재생에너지 전환의 첫 발을 내딛었다.
지난 4월에는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와 현지에 동반 진출한 현대모비스·현대제철·현대트랜시스 등 해외법인 4개 그룹사가 공동으로 신규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와 15년 장기 PPA를 체결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앞으로도 그룹 차원의 통합 조달과 장기 계약 등을 통해 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그룹사의 탄소중립 실현은 물론 외부 수주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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