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1일 이사의 충실 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에 대해 ‘논리적 모순’이라며 당정이 대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의 한국경영자총협회 회관에서 열린 초청 간담회에서 “기업가들의 혁신이 우리나라의 오늘을 만들었다”며 “기업 발전을 훼방 놓지 않는 정치, 기업 발전을 파격적으로 응원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이어 “대한민국이 우상향 성장할 기회가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인공지능(AI) 혁명을 통해 우상향 성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우상향 성장의 과실로 격차 해소, 모두를 위한 복지를 해내야 한다”며 “그래야 정부가 기업을 파격 지원해도 국민이 용인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또 “나라가 후퇴할 수 있는 포퓰리즘적 조치는 욕먹더라도 막겠다”고 말했다. 그는 “필요한 것은 몸 사리지 않고 우리 국민의힘이 나서겠다”며 “쓴소리와 응원을 함께 해달라”고 재계의 협조를 요청했다.
한 대표와 함께 경총 관계자들을 만난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특히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상법상 주주 충실 의무가 지금 상당히 이견을 조율하는 데 난제로 꼽히고 있다”며 “각 이해관계가 다른 주주들을 어떻게 다 충실하게 할 수 있냐는 이 논리적 모순을 우리는 극복할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이 부분은 우리가 정부 측하고 이야기해서 좋은 대안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전했다.
앞서 정부는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의 일환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이사의 충실 의무를 회사에서 회사와 주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재계는 이와 관련해 이사 충실 의무를 주주까지 확대하는 정부 방침이 오히려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가속할 것이라는 이유를 들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김 의장은 또 “획일적 주 52시간 근로제가 과연 타당한가”라며 “장마철에는 우산 공장이, 혹한기에는 이불 공장이 바쁘게 돌아가야 한다”고 말하며 노사 동의를 전제로 업종별·직무별 유연한 근로 시스템을 만들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과 근로자가 서로 동의한 범위 내에서 유연한 고용 시장 체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이날 여당에 경영계 입장을 담은 △직무 체계 개편 △반도체 보조금 지원 △이사 충실 의무 등에 대해 건의했다. 이어 최저임금 차별화와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우수 인재 유입을 위한 인센티브 도입의 필요성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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