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차 여야 대표 회담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대표의 회담 제안에 한 대표가 즉각 화답하면서 강한 여야 대치 정국을 풀 실마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대표는 21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의 회동을 언급하며 “한 대표님 면담 잘 하시고 좋은 성과 내시고, 또 기회가 되시면 야당 대표와도 한번 만나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제안에 대한 한 대표 측의 답변은 3시간 만에 나왔다. 박정하 국민의힘 당 대표 비서실장은 입장문을 통해 “한 대표도 민생 정치를 위해 (이 대표의 제의에) 흔쾌히 응하기로 했다”며 “양당 대표는 지난 대표 회담에서 추후 또 만나자는 약속을 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윤-한 회동에서 의료 대란 해법을 제시하거나 특검 수용 가능성을 열어주는 등 성과가 나온다면 (한 대표가) 당연히 이 대표도 만나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대표와 윤 대통령 간 회동의 성과를 압박하기 위한 취지가 담긴 회담 제안이었다는 의미다.
한 대표 입장에서도 당정 갈등 장기화로 인한 당내 리더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이 대표와의 만남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민생·경제 악화로 당정을 향한 여론이 싸늘한 상황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하는 한 대표로서는 ‘협치 복원’만큼 좋은 카드가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국정과제와 더불어 산업계가 줄기차게 요구한 입법 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서도 거대 야당의 협조는 필수적이다. 한 대표가 지난 여야 대표 회담에서 ‘민생 공통 공약 추진 협의기구’ 구성에 합의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다. 양당 대표는 지난 회담에서 ‘공통공약 추진기구’ 운영을 비롯해 △반도체, 인공지능(AI), 국가 기간 전력망 확충 등 지원 방안 논의 △육아휴직 확대 입법화 신속 추진 △딥페이크 범죄 처벌·제재 등 제도적 보완 추진 △지구당 제도 재도입 등에 합의한 바 있다.
한편 두 사람은 지난달 1일 첫 대표 회담 이후로도 간헐적으로 소통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대표 회담에서 주기를 정하지는 않았지만 필요하면 대화를 나누기로 했고 대표들이 간혹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양당은 조만간 실무 협상 등을 통해 구체적인 회동 시기를 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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