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이 넘어서 새 앨범을 내게 됐다. 이번이 앨범으로는 마지막이 될 수 있다. 또 미쳐서 다시 앨범을 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렇다.”
‘가왕’ 조용필이 22일 기자 간담회에서 정규 20집 ‘20’을 발매한 소감을 밝혔다. 간담회가 시작되기 전까지 등을 돌린 채 양손을 위로 올리고 서 있던 조용필은 장 내에 흐르던 앨범 타이틀곡 ‘그래도 돼’가 끝이 나자 몸을 돌린 후 “무대 뒤에서는 너무 떨렸는데 무대에 나오고 나니 괜찮아 졌다”며 “이번 타이틀 곡이 어떠냐, 들어볼 만하냐”고 여유롭게 질문을 던졌다.
정규 앨범이 나오기까지 무려 11년이 걸렸다. 정규 앨범 수록곡 모두에 정성을 다하기로 정평이 난 그이기도 하지만 신보 소식이 팬들의 예상보다 더 늦어졌다. 그는 “콘서트는 계속 했고, 음반은 쉽게 되는 건 아니다”며 “제 맘에 들어야 하고, 만들어 놓고 다시 악보를 보면 ‘에라~’ 그런 곡이 수백 곡 될 거 같아서 그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타이틀 곡 ‘그래도 돼’는 이 시대 모든 이들을 위한 뭉클한 응원가로 이제는 자신을 믿는다면, 남들보다 조금 늦어도 가끔 어긋난 길을 간다고 해도 괜찮다고 토닥이는 내용을 담았다. 이 곡 외에도 이번 앨범 트랙에는 모두에게 위로가 되는 ‘응원가’가 많다. 조용필은 “옛날 노래를 들어보면 우리들의 마음을 북돋아 주는 희망을 갖게 하는 음악들이 있는데 그런 연장선 상에 있는 것 같다”며 “그런 곡들에서 위로를 받았고 저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했다.
‘영원한 오빠’이지만 이제 자신이 과거와 같지 않다는 것을 안다고 털어 놓기도 했다. 조용필은 “예전 같지 않아서 더욱 배우고 연습하고 있다”며 “음악을 좋아해야 하고 장르로 다양하게 들어야 한다. 지금도 창법이나 음성 내는 방법을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저는 어느 가수의 음악을 들으면 나도 할 수 있을까 하고 바로 실험을 한다”며 “이게 사실 재미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음악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방탄소년단(BTS) 등 K팝 아티스트가 글로벌 인기를 얻고 있지만 ‘원조 한류 스타’는 사실 조용필이다. 최근 K팝 아티스트의 인기에 대해 그는 “저도 조금 늦게 태어났으면, 조금 잘 생기고 좀 더 키가 컸더라면 BTS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음악밖에 모르는 사람이란 평가에 대해서는 “맞다”고 했다. 그는 “집 스튜디오만 오갔다”며 “집에 와서도 듣고 적는 게 일이고 그거 밖에 모른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56년 음악 인생을 도전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해보고 싶었던 욕망이 너무 많았다”며 “결국 다 이루지 못하고 끝나지 않을까 싶다”라고 여운을 담아 말했다.
이날 간담회 현장 바깥에는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조용필의 팬 수십명이 모여 '여전히 무대에서 새 노래로 팬들과 소통하는 당신의 열정을 사랑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 등을 들고 ‘가왕’을 응원했다.
조용필의 정규 20집 ‘20’의 CD는 11월 1일 발매되며, 22일부터 알라딘, 예스24, 핫트랙스, 신나라 등 온라인 판매처를 통해 예약 판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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