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에 인공기가 러시아 국기와 나란히 걸려 있는 사진이 공개되는 등 우크라이나 전선 곳곳에서 북한군이 포착되고 있다. 북한군이 러시아군을 대상으로 군사용 풍선 사용법을 훈련시킨다는 외신 보도도 나오면서 생화학 무기가 우크라이나 전선에 사용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우크라전 상황을 공유하는 친러시아 텔레그램 계정 ‘Z작전·러시아 봄의 군사특파원’은 21일(현지시간) 북러 국기가 함께 꽂힌 사진과 함께 “북한 국기가 최근 츠쿠리노 인근 포크롭스크 전선 광산 폐석 위에 게양됐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병력이 아직까지 훈련 중인 상황에서 북한군이 전선에 투입된 것처럼 혼선을 주고 공포를 조장하려는 목적에서 해당 사진을 조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선발대로 러시아에 파견된 일부 병력이 포크롭스크 전선에서 활동 중일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날 우크라이나 매체 RBC 우크라이나는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군 교관 약 40명이 쿠르스크에 배치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러시아군을 대상으로 ‘군사용 풍선’ 사용법을 훈련시켰으며 러시아군은 북한군에게 ‘현대식 보병 전투 전술’을 교육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러시아군이 대남 쓰레기(오물) 풍선과 같은 방법으로 생화학 무기 공격에 나설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러시아 파병 소식이 전해진 후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회의에서 “주권국가 간의 합법적이고 우호적인 협력 관계를 훼손하고 국가 이미지를 더럽히려는 근거 없는 뻔한 소문에 대해 언급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북한이 향후 무력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담당관을 지낸 시드 사일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고문은 북한의 핵·미사일 무장이 천안함을 격침한 2010년보다 많이 증가했다면서 “북한이 내년에 섬 포격이나 선박 격침, 기타 대남 군사 공격을 하는 시나리오는 충분히 가능하며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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