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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김 여사 의혹에 "가족 문제서 편하게 빠져나오려 한 적 없어"

■용산, 韓과 80분 면담 전격공개

"문제가 있는 사람은 반드시 정리

明과 단절·집사람은 달래는 노력"

김 여사 논란 관련해 폭넓게 설명

野 특검법엔 "우리 당 의원 믿어"

대통령실 "서로 할 말은 다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동훈(왼쪽) 국민의힘 대표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면담에서 당정 갈등의 핵심 요인인 김건희 여사 문제에 대해 폭넓게 입장을 밝히며 대응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의 활동에 대해 “전직 영부인 관례에 근거해 활동을 많이 줄였는데 그것도 과하다 하니 이제 더 자제하려고 한다”고 약속했다.

또 김 여사의 각종 의혹에는 장모 이야기를 꺼내며 “문제가 있으면 수사받고 조치하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 ‘빈손 회담’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컸지만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요구 사항을 일부 수용하기도 하면서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눴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2일 서울 용산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80분 면담 내용을 상세히 공개했다. 대통령실은 당초 관련 내용을 여당이 브리핑할 것으로 보고 혼선을 막기 위해 별도 브리핑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 대표 측이 구체적인 윤 대통령의 발언을 전하지 않았고 각종 억측과 맹탕 회담 논란이 커지자 관련 내용을 공개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요구에 대해 “꼭 필요한 공식 의전 행사가 아니면 이미 많이 자제하고 있다”고 답했다. 실제로 김 여사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회동이 있던 날 열린 경찰의 날 기념식에 불참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 2년간 김 여사가 매번 참석했던 행사”라며 “김 여사는 사실상 대외 활동을 거의 중단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소위 ‘한남동 라인’으로 지적된 김 여사 관련 인사들에 대한 조치를 건의한 한 대표에게 윤 대통령은 “인적 쇄신은 내가 해야 하는 일”이라며 “누가 어떠한 잘못을 했다고 하면 구체적으로 무슨 행동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이야기를 해줘야 조치할 수 있다.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에게 알려주면 잘 판단해 보겠다”고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한 대표가) 나와 오래 일을 해봤지만, 나와 내 가족이 무슨 문제가 있으면 편하게 빠져나오려고 한 적이 있느냐”며 법정 구속돼 실형을 산 장모를 언급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검찰총장 때도 가족 문제에 대해서는 멀리하고 변호사를 써서 해결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 규명에는 “의혹이 있으면 막연하게 이야기하지 말고 구체화해서 가져와 달라”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특별감찰관 임명 역시 야당이 특별감찰관 임명을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연계해온 점을 거론하며 “여야 합의를 따를 문제”라고 짚었다.

윤 대통령은 야당의 특검법 공세와 관련해 “지금까지 잘 막아왔는데 만약 당 의원들의 생각이 바뀌어 야당과 같은 입장을 취한다면 나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다. 우리 당 의원들을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야당이) 말이 안 되는 공격을 하면 당에서도 적극 공격을 해주면 좋겠다”면서 “어처구니 없는 의혹에 대통령실이 계속 싸우는 게 맞나”라고 서운해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한동훈(왼쪽) 국민의힘 대표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에 대해서는 “대선 전에 명 씨가 만나자마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손을 잡으라는 조언을 했다”며 “이후 중간에 명 씨와 단절한 것도 사실이고 집사람은 나와 달리 명 씨를 달래가는 노력을 기울였던 게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윤·한 회동이 빈손이었다는 비판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두 사람이 하고 싶은 말을 다 한 차분하고 원만한 면담”이라고 평했다. 또 “면담 말미에는 미국 대선 전망과 최근 동남아 순방에 대해 이야기 나눌 정도로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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