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러시아에 약 1만 명의 병사를 파병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해당 병사들이 월 2000달러(약 276만 원) 안팎의 수당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1인당 국민소득의 20배, 병사월급의 1100배가 넘는 큰 금액이지만 이들이 월급을 받아도 개인이나 가족을 위해 쓰진 못하고 북한 당국이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21일(현지시간) 미 CNN, 독일 도이체벨레 등 외신 방송에 따르면 외국 출신 러시아군 병사들은 매월 2000달러(약 276만 원) 안팎의 수당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금액은 러시아 자국민 병사의 월 급여로 알려진 20만루블(약 283만 원)과 거의 같다.
러시아군은 갓 입대한 병사에게 일시금도 지급하는데, 금액은 내국인에 비해 외국인이 훨씬 적다. 우크라이나군에 포로로 잡힌 스리랑카 출신 러시아군 병사는 도이체벨레에 “일시금으로 2000달러를 받았다”고 밝혔다. 러시아 당국은 자국민 병사에게 많게는 190만 루블(약 2692만 원)의 일시금을 지급한다.
러시아는 북한군 병사 1인당 월급 2000달러와 약간의 일시금을 지급키로 북한 정권과 합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군 병사들은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들처럼 수입의 대부분을 정권에 상납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18일 국가정보원이 밝힌 북한군 파병 규모가 1만2000명인 점을 감안하면 상납금은 일시금을 제외하고도 매월 2000만 달러(약 275억 원)를 훌쩍 넘긴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북한 경제 수준에선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병사들이 북한 정권에 바치는 상납금을 감안하면 병사들은 사실상 무급으로 전쟁터에 내몰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북한 병사들의 생존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영국 정치 경제 잡지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군이 외인 병사들을 사실상 ‘총알받이’로 쓰고 있다는 우크라이나 정보당국 의견을 전하며 “외인 신병 상당수가 전장에서 사망하는데,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외인 병사를) 먼저 보낸다”고 보도했다.
한편 북한 공식 대외 매체 등은 파병 관련 소식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미국 정부는 아직 북한군의 파병 사실을 확정하지 않았으며, 계속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 소통보좌관은 전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북한 군인이 우크라이나에 간다는 게 사실이면 위험하고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협의하고 있으며, 수일 내로 이 문제에 대해 밝힐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