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을 찾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2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지도부와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 야히아 신와르 사살 후 교착 상태에 빠진 가자지구 전쟁을 종식시키고 인질을 석방할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 시간) 블링컨 장관이 이날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난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지난해 10월 7일 이후 블링컨 장관의 중동 방문은 이번이 11번째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가자지구 전쟁 이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통치와 안보에 관한 계획을 포함해 몇 가지 안건을 다룰 예정”이라며 “(휴전 협상이) 앞으로 나아갈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다만 외교가에서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 공습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휴전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주 하마스의 수장인 신와르가 이스라엘군(IDF)에 의해 사살된 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북부에서 수십 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표적으로 한 공격 수위 역시 높이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가 무기를 내려놓고 인질을 모두 돌려보내면 전쟁을 종식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지만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영구적 휴전에 동의하고 군대를 철수해야만 협상을 수락할 것”이라고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마스는 현재 신와르의 뒤를 이을 후계자를 선출하고 있다. 후계 구도는 아직 가닥이 잡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신와르의 형제 모하메드 신와르가 가자지구 내 인질 문제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CNN은 전했다. 모하메드 신와르는 가자지구 땅굴 네트워크를 기획한 핵심 인물로 군사령관 모하메드 데이프가 피살된 후 그의 자리를 맡고 있다. 한편 신와르는 자신이 죽으면 하마스를 이끌 지도위원회를 편성하라는 유지를 남긴 것으로 전해져 하마스가 집단지도체제로 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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