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기업 중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애플 인텔리전스’에 대해 자신감을 나타냈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애플이 아이폰 등 자사 기기에 탑재할 예정인 AI 시스템이다.
쿡 CEO는 2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애플 인텔리전스는 아이팟의 ‘클릭 휠’이나 아이폰의 ‘터치스크린’처럼 혁신적”이라며 “이 AI 도구가 이미 나의 생활을 바꿔 놓았다”고 말했다. 아이팟의 클릭 휠은 손가락으로 원형 트랙패드를 돌려 음악 등을 선택하는 기능이고, 터치스크린은 스크린을 터치해 버튼을 누르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이다. 그는 “애플 인텔리전스는 사람들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맥을 사용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꿀 것”이라며 “이런 기술이 처음에는 비교적 작고 미미해 보일 수 있지만 훗날 돌아보면 새로운 기술 발전 곡선으로 이동하게 한 중요한 순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애플은 이달 28일부터 애플 인텔리전스를 부분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애플 기기에서 AI 기능이 완전히 실행되는 것은 내년으로 예상된다.
쿡 CEO는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이 단계적으로 출시되지만 “고객에게 최선의 방법으로 개발됐다”며 “우리가 AI를 처음 도입한 것은 아니지만 애플의 접근 방식은 (다른 회사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는 첫 번째가 아니어도 괜찮다”며 “정말 훌륭해지려면 많은 시간이 걸리고 많은 반복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무언가를 먼저 내놓기보다는 진정 훌륭한 제품을 내놓는 것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쿡 CEO는 애플 인텔리전스에서 가장 좋아하는 기능 중 하나로 ‘e메일과 알림 요약 기능’을 꼽았다. 이용자가 받은 e메일과 알림을 자동으로 요약해 긴 메시지나 여러 알림을 하나로 간결하게 정리해주는 기능이다. 그는 “이 기능이 나의 생활을 이미 바꿨다”며 “이를 통해 하루나 일주일, 한 달에 걸쳐 상당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월 출시한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의 성공도 확신했다. 애플이 ‘공간형 컴퓨터’라고 지칭하는 비전 프로는 3500달러에 달하는 높은 가격 등으로 판매가 부진한 상황이다.
쿡 CEO는 “3500달러라는 가격은 대중 시장을 겨냥한 제품이 아니다”라며 “현재로서는 내일의 기술을 원하는 얼리 어답터를 위한 제품으로, 다행히도 그런 사람들이 충분히 있어서 흥미롭다”고 전했다. 이어 “비전 프로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지만 과거 아이팟이나 아이폰·에어팟을 무시했던 사람들처럼 잘못된 평가일 수도 있다”며 “나는 애플의 성공적인 제품들에서 한 가지를 배웠는데 그것은 ‘성공은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애플의 특이한 점 중 하나는 가장 성공적인 제품 중 상당수가 한때 실패작으로 보였다는 것”이라고 했다. CD플레이어가 39달러였을 때 399달러짜리 아이팟을 내놓았고, 키보드가 없는 아이폰을 선보였으며, 이상하게 생긴 에어팟을 출시했다는 것이다. 쿡 CEO는 “비전 프로도 서서히 성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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