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노인’의 증가로 60세 이상 고령층 취업자 수가 처음으로 50대 취업자를 넘어섰다.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는 전년 동기 대비 27만 2000명 늘어난 674만 9000명을 기록하며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50대 취업자(672만 명)를 뛰어넘었다.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전체 연령대를 통틀어서도 가장 많았다. 저출생·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일하려는 의지와 능력을 갖춘 고령층이 늘었기 때문이다. 노동시장 고령화의 심화로 정년 이후 계속고용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하는 고령층이 증가하는 만큼 노인 연령의 상향 논의를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중근 대한노인회장은 21일 노인 기준 연령을 65세에서 단계적으로 75세로 올리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2050년 노인인구가 2000만 명이 된다”며 “중추 인구 2000만 명이 노인 복지에 치중해 생산인구가 없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현행 65세인 노인 연령을 1년씩 단계적으로 높이면 2050년에는 노인인구를 1200만 명 정도로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리 있는 정책 건의다.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해외에서는 노인 부양 비용을 낮추기 위해 은퇴 시기를 늦추고 있다. 독일은 정년을 65세에서 67세로 높였고 일본은 70세까지 고용을 장려한다.
각종 노인 복지의 기준이 되는 노인 연령을 그대로 둔 채 초고령사회를 맞는다면 노인 부양에 대한 사회적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기초연금·무임승차·장기요양보험 등 주요 복지 제도 49개 중 24개 사업이 65세를 기준으로 지원된다. 급격한 고령화로 노인 보건·복지 예산은 10년 전 6조 3848억 원에서 올해 25조 6483억 원으로 4배나 뛰었다. 65세 이상 세대는 이제 ‘노인’으로 분류하기에는 건강상태·학력·업무숙련도 면에서 과거와는 판이하게 달라진 만큼 법정 노인 연령 상향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 이와 함께 계속고용, 국민연금 가입 기간 연장 등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전반적인 제도 손질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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