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1조 7000억 원 규모의 초대형 위탁 생산(CMO) 계약을 체결하며 또다시 역대 최대 규모의 수주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전체 수주 금액인 3조 5009억 원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이번 계약으로 회사 설립 이래 연간 누적 수주액도 4조 원을 처음 돌파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아시아 제약사와 역대 최대 규모인 12억 4256만 달러(약 1조 7028억 원)의 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계약사 및 제품명은 비밀 유지 조항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7월 미국 제약사와 맺은 역대 최대 규모의 수주 기록(1조 4600억 원)도 3개월여 만에 뛰어넘었다. 올해 글로벌 제약사들과 체결한 수주 계약은 공시 기준 총 9건, 누적 수주 금액은 4조 3618억 원에 달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매년 새로운 수주 기록을 경신하며 K바이오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연간 수주 금액은 2022년 1조 7835억 원, 2023년 3조 5009억 원, 2024년 10월 기준 4조 3618억 원 등으로 매년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창사 이래 누적 수주 총액은 154억 달러(약 21조 원)를 넘어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빅파마와의 대규모 장기 계약 규모가 크게 증가하면서 고공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공시된 9건의 신규 수주 및 증액 계약 중 1건을 제외하고 8건이 1000억 원 이상의 대규모 계약이다. 2018년만 해도 글로벌 톱 빅파마 20곳 중 3곳에 불과했던 고객사는 17곳까지 늘어난 상태다. 앞으로는 일본을 중심으로 아시아 시장에서 고객사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이달 초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바이오 재팬 2024’ 간담회에서 “세계 톱 20 제약사들 가운데 이미 17곳을 고객사로 확보했다”며 “이제는 세계 20~40위권의 일본 제약사를 대상으로 수주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대규모 수주 계약 급증의 배경은 생산능력부터 품질·속도·ESG에 이르기까지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이 갖춰야 할 경쟁력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증가하는 바이오의약품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5공장은 1~4공장의 최적 사례를 집약한 18만 리터 규모의 생산공장으로 2025년 4월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며, 완공 시 총 78만 4000리터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품질 측면에서는 99%의 배치(Batch) 성공률을 기록하는 등 의약품 제조·관리되는 전 과정에서 뛰어난 품질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9월 기준 미국 식품의약국(FDA) 39건, 유럽 의약품청(EMA) 34건 등 창립 13년 만에 총 326건의 글로벌 규제기관 제조 승인을 획득했다. 생산능력 확장 및 수주 증가에 따라 해마다 승인 건수를 확대 중이다. 규제기관 실사 통과율은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미국,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무대에서 개최된 대규모 제약·바이오 업계 콘퍼런스에 연이어 참석하며 경쟁력을 알리고 비즈니스 네트워킹, 수주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거점 확대 측면에서도 일본 도쿄에 세일즈 오피스를 개소해 고객사와 협력 관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빅파마의 대규모·장기 계약을 중심으로 수주 계약 구성이 재편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업황이나 경기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인 고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출 4조 4668억 원, 영업이익 1조 3763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상 첫 연 매출 4조 원 돌파와 동시에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연 매출이 5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수주 계약은 통상 수년에 걸쳐 진행되는 장기 계약이며 최소 규모로 시작해 시장 상황에 따라 확대될 수 있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안정적인 고성장을 이끌어 내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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