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23일 “여야의정협의체가 가동된다면 의료대란이 좀 더 빨리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며 “연내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협의체 참여를 결정한데 대해 감사를 표시한 조 장관은 “협의체를 통해 의료계 얘기는 충분히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공의가 계속 복귀를 거부해 의료공백이 더 악화할 경우에 대비해서는 ‘플랜B’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다만 사전에 이들 단체의 결정을 알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협의체 참여를 선언한 두 단체가 의대생 휴학 승인을 조건으로 내건데 대한 복지부 입장에 대해서는 “휴학은 관련 법령과 학칙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부에서 잘 검토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협의체가 꾸려져도 전공의·의대생들이 참여를 거부하는 탓에 잘 굴러갈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의원들 사이에서 이어졌다. 조 장관은 “여야의정협의체가 가동이 되면 이분들이 의료계의 얘기는 충분히, 자세하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전공의가 복귀하지 않았을 때 ‘플랜B’가 있느냐는 질문에 “플랜B가 있다”고 답했다. 다만 조 장관은 플랜B에 대해 “조금 시간을 두고 보고를 드리겠다”며 “이렇게 되면 현재 이루어지는 협상 자체가 잘 안 될 수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지난 10일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서울의대 교수들과 토론회에서 4000명을 증원했어야 했는데 2000명을 증원했다고 말한데 대한 설명도 했다. 그는 “2000명에 대해서 자꾸만 논리적인 근거가 없다고 해서 새로운 자료를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숫자가 늘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대의 교육 여건 같은 것도 봐야 되기 때문에 2000명이 최소 수준이라는 것을 강조하려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아울러 “정부의 입장은 2026년도 이후 입학정원에 대해서는 의료계가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면 제로베이스에서 논의하겠다는 원칙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여야가 만나 합의안을 도출하면 받아들일지에 대해서는 “합의 내용을 봐야 한다”며 “원칙적으로 의료공백이 조속히 해소돼야 된다는 데 동의하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에 대해서는 지난 18일까지 의료계에서 전문가 위원을 추천하지 않은 가운데 “의대 정원 확대에 공감대를 이루기 위한 것이기에 우선 좀 더 기다려보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 기구의 입법화에 대해서는 “예측 가능성은 있는 반면에 경직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있다”며 반대 의사를 보이면서 “협의체에서 충분히 논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도 의료공백에 따른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장차관 사퇴 압박은 이어졌다.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야심차게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를 만들어 의료계의 과반 참여 보장을 제한했지만 병원협회를 제외한 의사단체 참여 가능성은 제로다. 그 이유는 의사단체인 누구도 정부를, 대통령을 믿지 않기 때문”이라며 “의정 간 신뢰 회복 물꼬를 트기 위해서 대통령 사과 필요성을 직언하고 스스로 용퇴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조 장관은 윤 대통령의 공식 사과와 장차관 용퇴에 대해 “내가 결정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의료개혁은 다 복지부 장관 책임 하에 추진되고 있는 것”이라며 “의료개혁은 일부 의사 단체에서 여야의정협의체 참여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그 협의체에서 잘 논의해서 조기에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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