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라가르드(사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중앙은행 업무를 ‘동전 던지기’로 비하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힘든 현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22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ECB 본부가 있는) 프랑크푸르트를 방문해야 한다”며 “수천 명의 경제학자와 법학자, 과학자들이 매일매일 머리를 맞대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 이들 모두가 한 달에 한번 일하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중앙은행의 업무가 얼마나 어렵고 힘든 것인지 직접 확인할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대통령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에 관여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트럼프는 최근 연준 의장의 역할에 대해 “한 달에 한번 사무실에 나타나 ‘동전을 던지는’ 최고의 직업”이라고 비꼰 바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ECB와 미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의 업무가 막대한 노력에 의해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 연준이 달러화를 방어하기 위해 애쓰는 것처럼 ECB도 유로화를 위해 노력한다”며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을 대변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그도 자신의 직업을 그렇게 여기고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어 “(ECB의 모든 직원들은) 매우 양심적이며 올바른 통화정책을 제공하고 우리의 화폐이자 공동선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라가르드 총재는 트럼프가 주창하는 관세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공정 무역은 세계 성장과 고용, 생산성, 혁신을 위한 핵심적인 원동력”이라며 “우리는 결코 이 같은 가치를 내던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번영한 시기는 (자유) 무역의 시대이지, ‘국경 뒤로 물러나 나라 안에서만 노니는’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인 트럼프는 당선 시 중국에 60%의 초고율 관세를 물리고 다른 모든 국가에 대해서도 최대 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 같은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세계 무역은 1930년대 대공황을 심화시킨 ‘스무트 홀리 관세법’ 이후 가장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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