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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모드'서 돌아선 美·나토, 北파병 확인…러 "허위·과장"

美 국방장관 북한군 러 파병 첫 인정

"전쟁 참여할 목적이라면 매우 심각"

미국발표 2시간뒤 나토도 입장 확인

향후 대응·전쟁 구도상 변화에 주목

나토 무기지원 강화·韓요청 여부 등

지난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가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군인들이 줄을 서서 러시아 보급품을 받고 있다고 공개한 영상/우크라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 X캡처·연합뉴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러시아에 북한 병력이 있다는 사실을 공식 확인하면서 향후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우리 정부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기정사실화한 가운데 미국과 나토는 그동안 강한 우려를 표하면서도 사실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는 태도를 유지해왔다. 신중한 입장을 보여온 이들이 북한의 파병을 공식 인정하면서 향후 대응과 우크라이나 전쟁 양상에 나타날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에서 취재진과 만나 “DPRK(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병력이 러시아에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미 국무부는 전날까지만 해도 한국의 정보를 불신하는 것이 아니라면서도 “자체적인 평가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북한의 파병 의도에 대한 질문에 “그들이 정확히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지켜봐야 한다. 이것들은 우리가 파악해야 할 사항들”이라고 답했다.

북한의 전쟁 참여 가능성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만약 북한군이 공동 교전국이 되고, 그들의 의도가 러시아를 대신해 이 전쟁에 참여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매우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이어 “이는 유럽뿐만 아니라 인도 태평양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스틴 국방장관은 북한이 이번 파병으로 무엇을 얻을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는 러시아의 군사력의 중대한 약점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겨냥해 “그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큰 어려움에 처해 있을 수 있다는 징후”라고 설명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AP연합뉴스




오스틴 장관의 발언이 나오고 나서 약 두시간 뒤 나토도 “동맹국들이 북한의 러시아군 파병 증거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나토 주축인 미국이 공식 입장을 확인한 뒤 관련 정보를 나토 회원국과 공유해 입장 정리가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전날 윤석열 대통령에게 정보 공유를 위한 대표단 파견을 요청했으며 대표단이 다음 주 초 나토를 방문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파병의 목적이 ‘전쟁 참가’로 확인될 경우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이 속도를 낼 수 있다. 나토는 지난 7월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군사원조와 훈련을 조율하기 위한 ‘우크라이나 안보지원·훈련(NSATU)’이라는 명칭의 새 협의체를 출범해 가동 중이다. 우리 정부가 북한의 공격용 무기 공급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나토가 한국에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크라이나의 서방을 향한 무기 관련 주장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는 미국, 영국에 장거리 미사일의 러시아 본토 타격을 허용해달라고 호소해 왔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것으로 전해진 북한군 병력이 조만간 동부 격전지에 투입될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인 RBC우크라이나는 우크라이나군 키릴로 부다노우 정보국장의 발언을 인용해 북한군이 23일 러시아 동부 쿠르스크 지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북한군 병력은 러시아 군대를 도와 우크라이나군으로부터 쿠르스크 지역 방어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쿠르스크에 투입될 북한군 규모와 무기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동쪽 접경지인 러시아 쿠르스크는 8월 우크라이나군이 일부를 점령하면서 양측의 전투가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곳이다. 이에 따라 북한군 병력이 투입될 경우 우크라이나군과의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연일 북한의 병력 투입 소식을 전하며 서방의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도 유튜브 채널에서 “(북한이) 6000명씩 2개 여단이 훈련 중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북한이 특수부대 등 4개 여단 총 1만 2000명 규모의 병력을 파병하기로 했다는 국가정보원 분석과 일치한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타스연합뉴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주장과 미국, 나토의 공식 확인을 강하게 부정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북한군 파병 보도에 대해 "허위, 과장 정보"라고 주장했다. 또한, 한국 국가정보원이 왜 북한군 파병 발표로 소란을 일으켰는지 의문이라며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은 한국에 어떠한 피해도 주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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