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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지상철도 전 구간 지하화 발표…제2 연트럴파크 만든다

총 사업비 25조 6000억 원

개발이익 통해 사업비 충당

경기도 안산선 등 3개 노선 지하화 발표

국토부, 오는 12월 선도 사업지 발표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서울시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시




서울시가 서울 지역 도심을 연결하는 길이 약 68㎞의 지상철도 전 구간에 대한 지하화 사업을 추진한다.

서울시는 23일 서울 내 지상 철도 전체 구간에 대한 지하화를 골자로 한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 도심을 잇는 경부선과 경의선 지상 철도 68㎞를 지하화 한 뒤 지상 공간을 공원과 상업 시설이 들어서는 제2의 연트럴 파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발표된 서울시 등 지자체의 지상철도 지하화 계획을 접수 받고 올해 말 선도 사업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철도 지하화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추진된다면 서울 시내 총 122만㎡(약 37만 평)의 새로운 녹지가 조성돼 서울 전역이 ‘정원도시 서울’로 변모할 것”이라며 “서울에는 이미 ‘경의선 숲길’이라는 성공적인 철도 지하화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경의선 숲길로 불리는 ‘연트럴파크’는 뉴욕의 센트럴파크를 빗댄 것으로, 효창공원앞역~가좌역까지 경의선철도 약 6.3㎞ 구간을 지하화 한 후 조성된 공원이다.

현재 서울 시내 철도 지상구간은 6개 노선, 약 71.6㎞로 15개 자치구를 통과하고 있다. 이 지상구간은 소음·진동 등 공해 유발로 인한 삶의 질 저하는 물론 중심지와 생활권 단절, 주변지역 노후화와 지역균형 발전을 저해하는 도시발전 걸림돌로 평가 받아왔다. 이에 서울시는 경부선 일대 34.7㎞, 경원선 일대 32.9㎞, 총 67.6㎞로 총 39개 역사를 지하화하기로 했다. 시는 다수노선을 공유하는 복잡한 철도망 특성과 지상~지하 연결 가능 여부 등 면밀한 기술적 검토를 바탕으로 지하화가 실현 가능한 대상 구간을 최종적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의선의 가좌역 서쪽 구간은 지하화하지 않는다. 수색차량기지는 그대로 유지되는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수색역은 물동량이 많아 개발 이익을 감안해 가좌역에서 (지상~지하로) 진출입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대상지를 살펴보면 도심 중앙 ‘서빙고역’을 기준으로 경부선 일대, 경원선 일대 총 2개 구간 내 6개 노선이다. 경부선 일대는 △경부선(서울역~석수역) △경인선(구로역~오류동역) △경의선(가좌역~서울역) △경원선 일부(효창공원역~서빙고역) 노선이다. 경원선 일대는 △경원선(서빙고역~도봉산역) △중앙선(청량리역~양원역) △경춘선(망우역~신내역) 이다. 경원선의 경우 일부 지역은 위치상 경부선 일대에 포함됐다.

총 사업비는 총 25조 6000억 원이다. 구간별로는 경부선 일대 15조, 경원선 일대 10조 6000억 원이다. 서울시는 지하화 후 상부 공간 개발 이익을 통해 사업비를 충당할 계획이다. 그간 철도지하화 사업은 매번 경제타당성 조사(B/C)를 넘지 못했다. 실제로 2009년 청량리 창동의 경원선 구간의 B/C는 0.21로 나타난 바 있다. 통상 B/C 분석 결과가 1을 넘어야 경제성이 있다고 평가 받는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비용 대비 편익이 없어 정부의 예산이 소요되는 예비타당성 조사 등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며 “개발 이익을 통해 정부와 지자체 예산 없이 사업비를 충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예상되는 상부 공간 개발 이익은 총 31조 원으로 사업비의 121%를 충당할 수 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오 시장은 “공사채를 통해 사업비를 조달한 뒤 개발 이익으로 이를 환수하는 방식으로 추가 예산 소요 없이 사업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면적 71.5만㎡에 달하는 역사 매각을 전제로 업무·상업·문화시설로 개발하며 이를 토대로 사업비를 조달한다는 뜻이다. 예컨대 영등포역이나 신촌 기차역의 기존 역사를 없애고 대형 고층 빌딩을 짓는 식이다.

서울시와 함께 경기도 역시 이날 지상철도 지하화 계획을 발표했다. 경기도는 안산선(안산역~한대앞역 5.1㎞), 경인선(역곡역~송내역 6.6㎞), 경부선(석수역~당정역 12.4㎞) 등 3개 노선을 신청했다. 경기도의 한 관계자는 “지상철도 지하화로 소음과 진동 감소로 정주여건을 개선하고, 철도 상부부지를 활용한 상업·문화·녹지 복합공간으로 조성,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방에서는 부산시와 대전시가 선도사업 신청서를 제출했다. 부산시는 경부선(화명역~가야 차량기지, 부산진역~부산역) 일부 구간을 지하화한다는 구상이다. 대전시는 당장의 철도 지하화 대신 대전역 부지(12만㎡)를 그대로 살리면서 기존 철도 위에 '데크형'으로 별도의 상부 개발을 추진한다.

국토부는 이날 서울시와 경기도 등 접수된 사업계획을 심사해 오는 12월 선도 사업지를 발표할 계획이다. 또 내년 5월까지 추가 사업을 제안받아 전체 지하화 대상 노선을 확정하고 내년 연말 이를 종합계획에 담아낼 방침이다. 선도 사업지로 지정되면 2027년부터 착공에 들어가게 된다.

국토부는 지하화 사업이 2027년 착공에 들어가 2034년 전 구간을 지하화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역사부지 개발의 경우 2045년 준공이 될 것으로 계획하고 있는 상황이다.

윤진환 국토부 철도국장은 “이번 철도 지하화 선도사업 대상지의 숫자나 규모는 따로 정하지 않았다”며 “철도지하화 사업은 부지개발 이익으로 지하화 비용을 조달하는 게 핵심이고 개발이익이 충분히 확보된 계획안을 제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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