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국립현대미술관이 선정한 ‘올해의 작가상’ 후보 4인의 작품을 모은 전시가 25일부터 내년 3월 23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다.
‘올해의 작가상’은 전도유망한 중견 작가를 발굴해 한국 현대미술의 저변을 넓히고 글로벌 무대에 소개한다는 취지로 2012년부터 시작됐다. 매해 4인의 후보를 선정해 전시를 진행한 후 다음 해 2~3월에 최종 수상자를 선발한다. 올해 후보로 선정된 윤지영, 권하윤, 양정욱, 제인 진 카이젠은 다채로운 각자의 목소리로 동시대를 새롭게 바라본다.
윤지영은 실험적 조각 작품을 통해 외부의 사건이나 상황으로 개인이 갖는 태도, 혹은 더 나은 상태를 위한 노력을 형상화 한다. 이번에 선보인 신작 ‘간신히 너, 하나, 얼굴’에서 작가는 소원을 빌며 바치는 밀랍봉헌물에서 출발해 서로의 안녕을 바라는 친구들의 마음을 담아냈다.
권하윤은 가상현실(VR)을 이용한 신작 ‘옥산의 수호자들’을 이번 전시에서 공개했다. 작품은 옥산의 아름다운 자연을 매개로 친구가 된 대만의 부족장과 일본 인류학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가는 이를 통해 허구와 현실, 역사와 기억이라는 구분을 넘어 ‘적’이라는 거대한 개념에 가려져 있던 구체적인 관계들을 새롭게 살펴본다.
양정욱은 일상에서 포착한 장면에서 출발한 움직이는 조각과 이야기로 그가 바라는 삶의 모습을 전달한다. 작품은 인물과 풍경을 두루 다루며 고난과 희망 사이에서 반복되는 사람들의 행동에 담긴 삶의 의미를 전달한다. 신작 ‘아는 사람의 모르는 밭에서’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텃밭을 마주한 아들의 이야기에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움직이는 조각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관객들은 텃밭을 무대로 사람이 남긴 흔적에서 위안을 얻을 수 있다.
제이 진 카이젠은 강렬한 시각성이 동반되는 시적이고 수행적인 영상을 제작한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세 점의 신작을 포함해 총 일곱 점의 영상으로 구성된 연작 ‘이어도’를 선보인다. ‘이어도’ 영상 전체가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어도’는 지역 공동체와의 오랜 협업을 바탕으로 제주의 자연, 역사, 문화, 오늘날의 쟁점에 대한 작가의 다층적 연구를 집약해 보여준다.
‘올해의 작가상 2024’ 최종 수상 작가는 전시 기간 중 국내외 심사위원들과 작 품에 관한 공개 대화 및 2차 심사를 거쳐 2025년 2월에 발표된다. 2차 심사인 ‘작가-심사위원 대화’는 관람객 현장 참여가 가능하고, 추후 온라인으로도 공개 될 예정이다. 최종 수상 작가는 ‘2024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고 후원금 1000만 원을 추가로 지원받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