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정 협의체가 대한의학회,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참여를 결정했지만 의사단체 중 더 이상 참여 움직임이 나오지 않으며 모멘텀이 다소 꺾인 모습이다. 사태 핵심인 전공의와 의대생이 협의체 참여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섣부른 참여 결정이 더 큰 반발을 살 수 있어서 조심스러워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대교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이날 오후 온라인 총회에서 협의체 참여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의비 관계자는 “결정된 게 없다. 추후 결과가 나오면 알리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대교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도 전날 온라인 총회 결과 참여 결정을 최종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전의교협은 “협의체 구성과 운영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유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의사단체들은 지난 22일 대한의학회, KAMC가 “전문가 단체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며 협의체 참여 의사를 밝힌 후부터 각자 참여 여부를 검토하는 중이다. 하지만 모두 아직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태다. 대한수련병원협의회 관계자는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에 대한 의견을 모으지 못했다”고 말했다.
의사단체들이 쉽게 결론을 못 내는 이유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과 손정호·김서영·조주신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비대위원장은 공동으로 “허울뿐인 협의체에 참여할 의향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23일에는 이진우 대한의학회장과 이종태 KAMC 회장을 직접 거론하며 “정치인들에게 편승할 것이 아니라 제자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교수님들의 결정이 정말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지, 제자들과 멀어지는 길은 아닐지 다시 한 번 숙고하길 바란다”며 압박하고 나섰다.
대한병원협의회 관계자는 “협의체 참여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논의의 주체인 전공의가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참여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게 중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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