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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학생 급증에…’학폭 교육' 베트남어로도 한다

'학폭·소년범죄 예방 교육자료'

경찰, 베트남어 번역 용역 발주

다문화학생 7년새 두 배 늘었지만

언어적 장벽으로 교육 한계 커

"시범 제작 후 타 언어 번역도 검토"

다문화 가정 한글 교육 현장.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 제공=경기도교육청




앞으로 베트남권 다문화 학생은 한국어가 아닌 베트남어로도 학교폭력·범죄 예방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딥페이크 성범죄 등 청소년 범죄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서도 다문화 학생 상당수가 언어적 장벽 때문에 관련 교육으로부터 소외돼 왔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농촌·산업단지 지역을 중심으로 다문화가정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학교 풍경도 급변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이달 23일 학교폭력 및 소년범죄 예방 교육자료를 베트남어로 번역하는 용역사업을 발주했다.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성폭력, 신체·언어폭력) 예방 자료 9종과 디지털 성범죄 예방 자료 2종, 딥페이크 예방 자료 1종 등 총 12종의 발표자료(PPT)가 번역 대상이다. 또 교육 시나리오를 베트남어로 녹음해 각 PPT 페이지마다 삽입하고 영상으로도 제작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연내 작업을 마치고 내년 중 교육현장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지역별 일선서를 통해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 학교폭력 및 청소년 범죄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각 경찰서 여성청소년과에 소속돼 있는 학교전담경찰관(SPO)이 학교폭력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이나 학교폭력 예방 교육이 별도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학교들을 방문해 교육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각 학교 차원에서 매 학기별로 실시하도록 법적으로 의무화돼 있는 학교폭력 예방 교육과는 별개다.



경찰이 외국어로도 교육을 제공하기로 결정한 것은 최근 딥페이크·도박 등 신종범죄가 청소년 사이에서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다문화 학생 수가 가파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다문화 학생 수는 2017년 10만 9387명에서 올해 4월 기준 19만 3814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18만 1178명)와 비교해서도 7%가량 늘어난 만큼 내년에는 20만 명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국적별로 따져보면 부모가 베트남 출신인 학생의 비중이 5만 8136명(32.1%)로 가장 높았다.

경찰 측은 “언어적 어려움을 겪는 다문화 학생·학부모를 위한 교육자료가 없어 교육 한계가 명확했다”며 “우선 수요가 가장 높은 베트남어로 시범 제작한 뒤 타 언어로 번역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에 따르면 교사들이 이주배경학생 지도 시 가장 어려운 점으로 ‘한국어 미숙으로 의사소통의 어려움(57.3%)’을 꼽았을 정도로 교육 현장에선 언어적 장벽으로 인한 애로사항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다.

다문화 학생은 학교폭력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경우도 많기 때문에 더욱 더 교육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다문화 학생의 학교폭력 경험률은 2.3%로 전체 학생(1.1%)보다 두 배 높았다. 최근 경북 포항에서 다문화 학생을 상대로 성착취·집단폭행을 저지른 청소년 일당이 검거되는 등 다문화 학생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정지윤 명지대 산업대학원 국제교류경영전공(이민·다문화학) 교수는 “다문화가정 수요를 반영해 교육자료를 번역하는 것 자체는 필요하다”며 “국내 다문화가정이 너무 빨리 늘고 있는 만큼 이들이 국내에 융화될 수 있도록 한국어·문화 교육을 하는 게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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