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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 오셨다” 환절기 참을 수 없는 가려움…건선 관리, 이렇게[헬시타임]

매년 건선으로 병의원 찾는 국내 환자 15~16만명 육박

피부건조증·습진 등과 초기증상 유사…숨은 환자도 많을 듯

건조한 날씨 이어지는 가을·겨울철에 증상 악화되기 쉬워

“신약 등장했지만 완치 어려워…평생 꾸준한 치료·관리 필요”

이미지투데이




비가 내린 뒤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가을이 왔음을 실감하게 한다. 체내 수분이 적고 피지 분비 기능이 떨어진 40·50대 중장년층은 찬바람 부는 환절기가 괴롭기만 하다. 우리 몸의 피부는 각질층을 통해 수분을 유지한다.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다 보면 습도가 떨어져 각질이 들뜨고 갈라질 뿐 아니라 피부 가려움증이 심해지게 마련이다. 건선 등 같은 난치성 피부질환을 앓고 있다면 가을과 겨울에 증상이 악화되기 쉬우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건선은 피부에 발생하는 면역학적 만성질환이다. 은백색 각질이 붙어있는 홍반성 병변으로 나타나며 정상 피부와 경계가 명확하게 구분된다. 얼굴을 비롯해 전신 어디에나 생길 수 있지만 두피·팔꿈치·무릎·엉덩이 등 자주 자극을 받는 부위에 더 잘 생기는 경향이 있다. 특히 두피는 전체 건선 환자의 약 50~80%를 차지할 정도로 자주 발생하는 부위다. 심한 경우 두껍고 딱딱한 각질이 전체 두피를 덮을 수 있다. 머리 선을 넘어 이마, 목 뒤, 귀 근처로까지 확대되기도 한다.

대한건선학회에 따르면 건선은 세계적으로 3%의 유병률을 보인다. 국내 유병률은 그보다 적은 1~2% 수준으로 추정되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매년 15~16만명의 환자가 건선 진료를 위해 병의원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생각보다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질환이란 의미다. 학계에서는 건선의 초기 증상이 무좀·습진·피부건조증 등과 비슷한 탓에 제 때 진단되지 못하고 숨어있는 환자가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두피 건선은 지루성 피부염, 비듬, 두피 백선 등 다른 두피 질환과 혼동되곤 한다.

건선은 면역학적 요인이 발병에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을 뿐 원인이 아직까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건선 환자는 피부 면역 세포들의 상호작용에 이상이 생겨 체내 면역을 담당하는 T세포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어 있다. 과도하게 활성화된 T세포가 피부를 두껍게 만들고 각질을 많이 만들게 된다. 면역 저하보다는 피부의 면역력이 과도하게 증강되어 있는 면역 불균형에 가깝다. 따라서 피부의 면역 세포들을 정교하고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선이 잘 생기는 부위. 사진 제공=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건선의 임상적 진단은 피부 발진의 모양, 발생 부위, 병력 등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다른 피부질환과의 감별을 위해 조직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건선으로 확진되면 연고, 로션 등 국소 치료, 광선치료, 먹는 약물 등 다양한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환자의 상태와 기대되는 치료 효과의 정도, 부작용 가능성,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다음 치료 방법을 선택한다. 경증 건선은 병변에 약을 바르는 것만으로도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반면 심한 병변을 가졌거나 일시적으로 증상이 악화된 환자들은 광선치료나 먹는 약을 사용한다. 이러한 치료에도 증상이 잘 호전되지 않는 중증 건선 환자들은 생물학적 제제를 투여할 수 있다. 생물학적 제제는 건선과 관련된 면역 이상을 더욱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으며 치료 효과가 우수하다. 새로운 생물학적 제제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건선의 치료 목표는 증상의 심각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PASI(Psoriasis Area Severity Index) 기준 ‘거의 깨끗한 피부(PASI 90)’를 넘어 ‘완전히 깨끗한 피부(PASI 100)’로의 개선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중증 건선에 대한 산정특례 기준이 완화되며 환자들의 치료비 부담도 크게 줄었다.

다만 건선이 평생 악화와 호전을 반복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건선 환자들 중에는 잘 치료하다가도 증상이 완화되면 다 나았다고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건선은 피부에만 병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병변이 없거나 경미할 때에도 주의 깊게 관리해야 심하게 악화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국내 건선 환자 10명 중 1명 꼴로 건선성 관절염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사증후군, 급성 심근경색, 뇌졸중 같은 심뇌혈관질환의 발병 위험이 건선이 없는 일반인보다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건선으로 인한 이차적인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건선과 피부건조증 차이. 사진 제공=강동경희대병원


건조한 피부는 건선을 악화시킨다. 가을, 겨울철에는 보습제를 더욱 철저하게 바르고 적절한 실내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목욕을 너무 오래 하거나 자주 해도 피부가 건조해지므로 올바른 목욕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건선은 정신적인 스트레스와도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많은 건선 환자들이 심한 스트레스 후 건선이 새로 발병하거나 악화되는 현상을 경험한다. 스트레스가 각종 호르몬과 자율신경전달물질에 영향을 주고 신체의 정상적인 균형 상태를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취미나 운동을 통해 자신만의 스트레스 관리 방법을 찾는 것은 건선 관리에도 유용하다. 충분한 수면, 명상이나 요가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과도한 음주와 흡연은 금물이다. 건선은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비만 등 대사증후군과 동반될 가능성이 높다. 비만은 증상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먹는 약의 치료 효과도 떨어뜨린다. 반면 비만을 교정하면 약물에 대한 치료 반응이 좋아질 수 있다. 다른 만성 질환과 마찬가지로 적절한 치료와 함께 올바른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건선 관리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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