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선수들이 가장 싫어하는 순위는 ‘2라운드 공동 61위’다. 컷 통과 선수 숫자가 가장 적은 60명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앞선 순위 선수 한 명만 뒤로 왔어도 공동 61위 선수가 모두 컷 기준선을 넘어설 수 있지만 공동 61위가 나오면 그 순위에 있는 선수들이 모두 컷 탈락의 쓴 맛을 봐야 한다.
올해 KLPGA 투어에서는 유난히 공동 61위 상황이 자주 연출되고 있다.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KG 레이디스 오픈 그리고 동부건설 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에서 공동 61위가 나오면서 60명만이 3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었다. 특히 KG 레이디스 오픈 때는 공동 61위가 무려 19명이 나왔는데 모두 컷 탈락했다.
25일 경기도 용인의 88컨트리클럽 서코스에서 열린 덕신 EPC·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2라운드에서는 공동 62위 선수 12명이 모두 컷을 통과했다. 62위 이내에 아마추어 선수 2명이 껴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공동 62위 한 선수라도 1타를 더 줄였다면 남은 선수 11명은 모두 컷 탈락해야 할 운명이었다.
결국 공동 62위까지 모두 73명이 3라운드에 진출했는데, 올해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과 함께 최다 컷 통과 선수 기록이 됐다.
3오버파 147타 공동 62위에는 이가영, 김지현, 안선주, 박혜준, 최은우, 홍지원 등 유명 선수들이 포함됐다. 또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하는 ‘달걀 골퍼’ 김해림도 공동 62위로 컷을 통과했다.
4년 만에 정규 투어 대회에 출전하고 있는 ‘41세 왕언니’ 홍진주는 2오버파 공동 54위로 거뜬히 컷을 통과하는 노장의 힘을 보여줬다.
컷 기준선을 아슬아슬 하게 넘은 선수들은 26일 속개된 3라운드에서 중상위권으로 올라가기 위한 ‘무빙 데이’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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