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위주의 시장으로 바뀐 중국에서 판매량이 급감한 BMW의 딜러가 연이어 매장을 폐쇄하고 있다. 기존 고객들의 피해가 확산되는 것은 물론 브랜드 가치 하락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중국 경제매체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최근 BMW의 세계 최초 5S매장인 베이징 싱더바오 자동차판매서비스유한회사는 매장 문을 닫는다는 안내문을 게시했다. 베이징 싱더바오는 현재 심각한 재정 압박에 직면해 있으며 현재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자본 투입 등 해결 방안은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자동차 딜러 매장은 판매(sales), 정비(service), 부품 공급(spare parts), 시장조사(surveys) 등 이른바 4S를 종합적으로 담당하는데, 베이징 싱더바오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더한 세계 최초의 5S의 매장이다. 지난 2012년 6월 개점 이후 일반 4S 매장보다 10~20% 많은 총 3억2000만위안 이상을 투자했다. 친환경 건물 개념을 디자인에 반영하고 일반 상업용 건물에 비해 에너지 소비량을 26% 줄이고 재생 에너지를 5% 사용하는 등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노력해 5S 매장으로 불렸다.
제일재경에 따르면 현재 싱더바오는 전화 연결이 불가능하며 더우인(중국판 틱톡) 계정도 비공개 상태로 바뀌었다. 직원들의 임금도 2~3개월 정도 체납했다고 알려졌다.
싱더바오의 주주는 베이징 중바오 엑설런스 국제 무역 유한회사로, BMW의 중국 내 5대 대리점 중 하나이자 여러 명품 브랜드의 판매 대리권을 소유하고 있는 싱가포르의 GA 그룹에 속해 있다.
올해 9월 BMW는 GA 그룹과의 계약을 종료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GA 그룹은 9개의 BMW 4S 매장, 2개의 신속 수리점, 1개의 쇼룸을 보유했다. BMW와 미니(MINI) 브랜드 관련 계약을 맺고 쇼룸 5개도 운영해왔으나 BMW와 협력이 종료되면서 이 계약도 해지됐다.
이는 고급차 시장의 판매량이 급감한 영향이다. 중국승용차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고급 브랜드의 누적 판매량은 199만8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첫 3분기 동안 BMW의 중국 시장 판매량은 13% 감소한 52만대, 메르세데스 벤츠의 중국 시장 누적 판매량은 51만22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 줄었다. 아우디는 아직 3분기 데이터를 발표하지 않았다.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는 올해 연간 실적 목표치를 낮췄다. BMW는 상반기 재무 보고서에서 최근 몇 년간 중국 현지 전기 자동차 제조업체가 전기차 분야에서 급속한 발전으로 시장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판매량 감소에 따른 BMW 딜러의 몰락은 이례적인 사례가 아니다. 지난해 초 저장성 타이저우 최대 자동차 딜러사인 중퉁그룹이 도산하며 4S 매장 19곳이 모두 문을 닫았다. 중퉁그룹은 이 지역에서 25년간 마세라티, 아우디, 훙치 등 고급 자동차 브랜드를 운영해왔다. 앞서 고급 브랜드를 주로 취급해온 정퉁자동차 역시 자금난을 겪었다. 올해 8월 28일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한 자동차 딜러사이니 차이나그랜드자동차는 20거래일 연속 일일 종가가 1위안 미만을 기록해 상장폐지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