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가 노동시간을 임금 삭감 없이 주 35~36시간까지 축소했는데 오히려 경제적 성장을 이뤄 주목받고 있다.
26일(현지시각) 영국 자율성 연구소와 아이슬란드의 지속가능성 민주주의 협회의 공동 조사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아이슬란드 전체 노동자의 51%가 주4일제를 포함한 근로 시간 단축의 적용을 받고 있다. 현시점을 기준으로 할 경우 해당 비율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두 싱크탱크는 추산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아이슬란드의 지난해 경제 성장률은 5%에 이르며, 이는 몰타를 제외하고 유럽에서 2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2006~2015년 아이슬란드의 평균 경제 성장률이 2%대에 머물렀던 것에 비하면 비약적인 발전이다. 실업률도 유럽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CNN 방송은 "임금 삭감 없는 근로 시간 단축을 과감하게 도입한 이후 아이슬란드 경제 성장이 유럽의 대부분 동류 집단을 능가하고 있다"며 "아이슬란드의 낮은 실업률 역시 활력이 도는 경제 상황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앞서 아이슬란드에서는 지난 2015년과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대규모의 근로 시간 단축 실험이 진행됐다. 공공 부문 근로자들의 노동 시간을 기존 주 40시간에서 임금 삭감 없이 35~36시간으로 축소한 것이다.
그 결과 대부분 사업장에서 생산성은 동일하거나 개선된 동시에 근로자들의 삶의 질이 비약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를 토대로 현재의 광범위한 근로 시간 단축제가 산업 전반에 도입됐다.
아이슬란드 외에도 세계 곳곳에서 주4일제 실험이 진행 중이다. 독일에서는 45개 회사가 주4일제를 시범 도입했다가 생산성 향상과 근로자의 삶의 질 개선 효과를 인정받자 대부분 사업장이 영구화 혹은 기간 연장에 나섰다. 프랑스도 공공 부문과 일부 민간 기업에서 관련 제도를 시범 시행하고 있다.
다만 모든 기업이 행복한 결말을 맞은 것은 아니다. 주 5일제로 회귀한 기업도 20%에 달했는데 이는 다른 나라 실험 결과 대비 높은 비율이다. 독일이 근무 시간과 생산량이 직결되는 제조 강국인 데다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영향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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