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전투에 투입되면 한국어로 된 투항 촉구 전단지를 적극적으로 배부할 계획이다.
27일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에서 포로를 담당하는 마크비얀코 대변인은 일본 교도통신에 “병사에게 파병이란모국을 벗어나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며 전쟁 범죄 유무를 조사할 필요는 있겠지만 탈북 의사가 있는 북한군을 보호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부터 러시아 병사를 상대로 한 상담창구를 운영하며 투항을 유도하고 있다. 전화나 통신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접속하게 하고 러시아군에서 탈출 경로를 안내하기도 했다.
북한 병사는 스마트폰이 없을 것으로 보여 우크라이나 쪽과 접촉이 어려울 수 있다. 이에 대해 대변인은 “러시아군으로부터 통신 기기가 지급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또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과 조우하거나 이들을 생포할 경우를 대비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문서가 사회관계망서비(SNS)에 올라왔다.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공유하는 친러시아 텔레그램 계정 ‘제트(Z)작전-러시아 봄의 군사특파원'은 26일 “우크라이나군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군) 군인들이 도착할 것을 예상하며 지침을 발행하기 시작했다”며 관련 문서 사진 3장을 게시했다.
이 문서는 우크라이나어로 된 문구, 이를 번역한 한국어 표현, 해당 한국어 표현을 우크라이나어로 음차한 표기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됐다.
표현은 ‘무기 버려’, ‘손 들어’, ‘소속 부대가 뭐야’, ‘임무가 뭐야’, ‘지시대로 해라’, ‘도망가지마라’, ’알고 본 거 다 말해’, ‘멈춰’, ‘탄창을 제거해’, ‘군용 차량’, ‘장비 위치 어디야’, ‘거짓말하지 마’, ‘우크라이나는 제네바 협약을 준수하고 있다’ 등 총 60가지다.
1번 항목을 보면 우크라이나어 “Кинь зброю!”를 한국어 “무기 버려!”로 번역해놓고, 이 한국어를 우크라이나 군인이 읽을 수 있도록 다시 “Мугi порьо!”로 쓰여 있다. 다른 장에는 영어로 음차한 "Mugi poryo!" 표기도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미 전투 참여가 예상되는 북한군을 상대로 심리전을 시작했다.
GUR은 지난 23일 러시아군을 상대로 운영하는 투항 채널 텔레그램에 한국어로 제작한 1분 14초짜리 홍보 동영상을 올려 “푸틴(러시아 대통령) 정권을 위해 파견된 (북한) 인민군 장병들에게 호소한다. 외국 땅에서 무의미하게 죽지 말라.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수십만 러시아군의 운명을 되풀이하지 말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투항하라! 우크라이나가 쉼터와 음식, 따뜻함을 제공할 것”이라며 항복한 러시아 군인 수천 명도 하루 세끼 따뜻한 식사와 의료 서비스를 받으면서 종전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주장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