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을 받은 이란이 핵무기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공격으로 이란의 탄도미사일 생산이 차질을 빚게 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의 북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7일(현지 시간)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두고 미국과 이스라엘 관리들은 성공을 거뒀다고 주장하지만 전술적 성과에 대한 만족감 뒤에는 장기적인 우려가 도사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의 러시아제 방공망이 요격에 실패한 상황에서 이란 지도자들이 핵무기 경쟁만이 유일한 방어 수단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핵무기 3~4기를 생산할 수 있는 중농축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다. 이란이 러시아나 북한의 도움을 받지 않는다고 가정하더라도 핵탄두를 만드는 데 18개월이 걸릴 것으로 NYT는 분석했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국가는 자신이 취약하다고 느낄 때 핵무기를 만든다”면서 “그것이 바로 현재 이란이 느끼고 있는 감정”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26일 이스라엘 전투기는 이란의 탄도미사일 고체연료 혼합 시설과 석유화학 정제소를 보호하는 방공망을 집중 타격했다. 고체연료를 혼합하지 못할 경우 이란은 더 이상 탄도미사일을 생산할 수 없게 된다. 이란은 이번 공격으로 파괴된 시설을 복구하는 데 적어도 1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측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이스라엘 공습으로 이란이 당분간 러시아에 탄도미사일을 수출하기 어렵게 됐다며 이란의 미사일 공급량이 감소하면 러시아와 북한의 무기 거래가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장기간 교착상태에 빠졌던 가자전쟁 휴전 협상에 대한 논의가 두 달 만에 재개됐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날 미국과 이스라엘·카타르가 참여한 가자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이 카타르 도하에서 시작됐다. 중재국인 이집트 압둘팟타흐 시시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인 인질 4명을 하마스 포로와 교환하기 위한 임시 휴전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후 추가 협상을 통해 10일 안에 휴전을 장기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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