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얼음의 땅이란 별명을 갖고 있을 만큼 화산이 많은 북대서양 섬나라 아이슬란드가 지구온난화로 유례없는 화산 분화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6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아이슬란드 정부는 최근 아이슬란드대학을 비롯한 12개 연구기관에 자금을 지원하면서 빙하 소실이 화산 분화 증가로 이어진다는 학설을 검증하도록 했다.
현재 아이슬란드는 국토의 약 10%가 빙하에 덮여 있으며, 34개 주요 활화산 가운데 절반 가량이 빙하 아래에 갇혀 있다.
하지만 최근 130년간 아이슬란드의 빙하는 16%나 부피가 감소했고, 이중 절반가량은 지난 수십년 사이 녹아내린 것이라고 아이슬란드 기상청 소속 화산학자 미셸 파크스는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세기가 끝날 즈음이면 아이슬란드의 빙하가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 들 것으로 전망한다. 문제는 빙하가 줄면 지각을 누르던 압력이 그만큼 감소하면서 화산 아래 마그마가 더 쉽게 축적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1만5000년 전에서 1만년 전 사이 생성된 아이슬란드 지층의 화학 조성을 분석해 보면 빙하기가 끝나 지표면에 쌓여있던 얼음이 감소하면서 화산 분화 빈도가 이전의 30∼50배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런 문제는 아이슬란드에만 국한돼 있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4년 전 국제학술지 '지구와 행성의 변화'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얼음 아래에 있거나 반경 5㎞ 이내에 있는 전 세계 활화산과 잠재적 활화산은 245개이며, 이런 화산에서 100㎞ 안쪽에 사는 사람의 수는 1억6000만명에 이른다.
화산이 일단 분화하면 막대한 온실가스가 배출된다는 점도 문제다.
빙하가 녹으면 화산분화가 잦아지고, 이로 인해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가 높아져 지구온난화가 가속화하면 더 빠르게 빙하가 후퇴하는 악순환이 유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표면 대부분이 수㎞의 빙하에 덮여 있는 남극의 경우 최소 100개의 화산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연간 1500억t의 얼음이 사라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언제 임계점을 넘어설지 모르는 상황이다.
학계에서 거론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서남극 지방에서 화산이 분화하면서 얼음이 녹는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그 영향으로 다른 화산들도 연쇄적으로 분화하는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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