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에 대해 국제 사회의 관심이 모아지면서 엇갈린 관측이 제기됐다.
우크라이나 일각에서는 진지 구축 기술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북한군 공병부대에 러시아 측이 관심을 갖고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 반면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는 북한군의 전투력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최근 우크라이나 인터넷방송 '에스프레소 TV'에 출연한 군사분석가 울라디슬라우 셀레즈뇨우는 "북한 공병부대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북한 영토는 방어구조물로 고도로 요새화되어 있는데, 이는 신뢰할만한 진지를 구축하는 데에 공병부대가 다년간 현장 경험을 쌓았음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 공병부대의) 이런 전문성은 러시아에 매우 유용할 것"이라며 "러시아군은 새로운 위치를 확보할 때마다 새로운 방어구조물 설치를 시작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셀레즈뇨우는 "북한 특수부대가 우크라이나에 투입될 경우 영향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시간이 흘러야겠지만 북한군의 규모가 어느 정도이건 러시아군에 가세하면 전장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가 침공한 러시아 북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을 밀어내려면 5만 명 이상의 병력이 필요할 것이라고들 생각했지만, 초기에 (러시아는) 4만 명 정도만 투입했고 반격이 주춤했다"며 "북한군 1만 2000명을 추가하면 쿠르스크의 역학 관계가 크게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북한군 약 1만 2000명이 러시아 동부에서 훈련을 받으며 우크라이나 전선에 배치될 준비를 하고 있으며, 2600명 규모의 북한군 선발대가 주요 격전지인 쿠르스크 전선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WSJ는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최전선에 도착한 북한군, 얼마나 싸울 준비가 됐을까?"(North Korean Soldiers Arrive on Russia's Front Line. How Ready Are They to Fight?)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관련 동영상을 분석한 결과 파견된 병사들은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이들로, 군 징집 초기 단계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들의 체격은 왜소해 북한 전역에 만연한 영양실조를 반영하며, 대한민국의 산악지대 침공을 위해 훈련을 받아 우크라이나와 같은 평원 전투에는 미숙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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