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병합 발전소는 발전 시설을 통해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고, 동시에 연소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재활용해 지역난방으로 활용하는 시설이다. 난방 수요가 많은 인구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송출되는 만큼 도심 내 주거 지역과 인접한 위치에 설치돼야 한다. 그러나 혐오 시설로 인식돼 현재 서울 내 강서·노원·목동 3곳 자치구에만 위치해 있을 뿐 도시 내에 적극적으로 설치되지 못하고 있다.
올해 한국건축문화대상 학생 설계공모전 최우수상 작품으로 선정된 ‘PLANT PLANT PLANT’도 이 같은 고민에서 출발했다. 작품은 굴뚝에서 비롯되는 기반 시설의 혐오적인 인식을 전환하고 열병합 발전소를 시민들의 일상에 환원되는 공공 공간을 겸비한 새로운 공간으로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1987년에 지어져 올해 37년 차로 노후화된 목동 열병합 발전소의 미래상을 제시했다.
작품을 보면 먼저 목동 열병합 발전소를 지하화하고, 내부를 식물원으로 조성한다. 약 75m 높이의 굴뚝은 콘크리트 구조물이자 열병합 시설의 필수 요소로 철거가 불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때 굴뚝에서 나오는 수증기 일부를 식물원 내부의 관으로 연결해 실내 온도 유지에 사용한다는 구상이다. 굴뚝에서 배출되는 백연은 자칫 해로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순수한 수증기로 알려져 있다. 또 포그캐쳐 기술을 사용, 하루 800ℓ의 물을 집수해 식물원에 필요한 용수를 공급하자고 제안했다.
굴뚝 건물 구조의 일부는 스마트팜으로 활용한다. 이밖에 공간은 주면 대지 맥락과 맞게 보행자 중심의 농업 단지로 재탄생한다. 시민들은 팜 교육센터와 팜 스토어 등 체험형 콘텐츠를 즐긴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한 영남대 황지운·곽민·김규훈 씨는 ‘님비(NIMBY·Not In My Back Yard) 사회’에서 혐오 시설 이전에 따른 사회적 갈등을 줄이기 위해 기존 건물을 다 철거하지 않고, 그 흔적을 이용해야 한다는 데 주목했다. 황지운 씨는 “굴뚝에서 나오는 백연이 더 이상 환경을 오염시키는 주범이 아닌 식물이 살아 숨 쉬는 환경 그 자체로 인식이 바뀌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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