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자식보다 하루라도 더 살면 좋겠어요.”
중장년 발달장애인 A씨를 돌보고 있는 어머니는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65세 지적장애인 B씨를 돌보는 어머니도 “나이를 먹으니 힘이 든다”며 “내가 먼저 하늘나라로 가면 시설에나 가야지”라고 불안에 빠져있었다.
30일 서울 양천구(구청장 이기재)는 한국장애인개발원이 공모한 ‘2024년 수요자 중심 장애인 지원체계 사업’에 선정돼 양천해누리복지관과 함께 ‘연리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리지 사업은 맞닿은 두 나무가 서로 연결되어 자라는 연리지처럼 함께 살고 있는 고령의 보호자와 중장년 발달장애인에게 1:1 매칭을 통해 필요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사업 대상은 주 돌봄자가 70세 이상 고령이며 돌봄이 필요한 중장년 발달장애인 가정 30가구다. 구는 사례발굴과 정확한 서비스 수요 파악을 위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이후 지역사회 인적자원을 활용해 ‘이웃동행단’을 구성하고 발굴 가정과 일대일 매칭해 월 1회 이상 맞춤형 서비스를 연계했다.
이웃동행단은 대신 활동지원서비스나 기초생활수급을 신청하는 등 공적 서비스 연계 활동을 한다. 이외에도 복지관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발달장애인 가정의 요청에 따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수목원, 민속촌 방문 등 체험활동을 통해 참여자 간 유대감을 형성하고 일상생활 속 스트레스 해소에도 기여했다.
70대 고령의 노모와 생활하는 발달장애인 C씨는 연리지 사업을 통해 월 1회 이웃동행단과의 활동, 연리지 나들이 등에 참여하면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각종 돌봄서비스를 제공받았다. C씨의 어머니는 “그동안 하루 종일 집에만 있어 답답했을 텐데 나가서 활동하니까 아들도 좋고 저도 너무 좋다”고 말했다.
구는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서비스 연계를 통해 고령의 보호자와 중장년 발달장애인을 위한 안정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서비스 접근성이 낮은 고령의 보호자와 중장년 발달장애인을 위해서는 개별적이고 지속적인 돌봄 안전망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장애인과 보호자가 걱정 없이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맞춤형 사업을 추진해 장애인이 불편하지 않은 도시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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