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은 싸우다가도 다시 화해하고 만나야 합니다. 싸우더라도 감정적으로 싸우면 안 되는데 지금은 정치인들이 진짜 서로 미워합니다.”
‘보수 책사’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만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경색된 여야 관계에 대해 이 같이 토로했다. 깊어진 갈등의 골을 대화를 통해 메워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지금의 정치 현실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낸 것이다.
전날(30일) 여의도 한 식당에서 윤 전 장관과 오찬 회동을 가진 이 대표는 1시간 40분가량 정국 현안에 대해 의견을 청취했다. 윤 전 장관은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같은 보수 인사는 물론, 문재인 전 대통령과도 호흡을 맞춘 인물이다.
이 대표는 “정치인들은 공인이라 감정이 있어선 안 되는데, (상대를) 진짜 미워하는 것 같다”며 “공적인 자리 외에는 서로 만나지도 않는다. 적대적 감정이 회복이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 상황 등 여러 가지 상황이 너무 안 좋다. 지혜가 필요한 때”라며 정국에 대한 윤 전 장관의 의견을 구했다.
이에 “이 대표의 역할이 크다”고 화답한 윤 전 장관은 “민생이 국정의 기본인데, 정부가 그리 신뢰를 받는 것 같지가 않다.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낮으니, 무슨 정책을 펴도 효과가 안 난다”고 우려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여당을 향한 ‘쓴 소리’도 이어갔다. 윤 전 장관은 “윤 대통령에겐 국민 지지도를 높이는 게 급선무일 것 같은데 배포가 큰 양반이라 그런지 신경을 안 쓰는 것 같다”면서 “민주주의 훈련이 덜 된 분들이 권력을 잡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보수 책사’로부터 조언을 구한 이 대표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한 2차 대표 회담 압박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선거법 위반 및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가 예정된 11월을 앞두고 미리 당 내외 기반을 다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내달 15일 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가 잡혀 있고, 14일에는 ‘김건희 특검법’ 표결 본회의가 열릴 가능성이 있는 만큼 늦어도 11월 둘째 주 내 대표 회담 성사를 목표로 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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