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형병원 전공의로 근무하던 의사 A씨는 지난해 11월 병원에서 의료용 마약류 ‘프로포폴’을 여러 차례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수술 등에 쓰고 남은 프로포폴을 스스로 투약했다가 병원 내부 직원의 신고로 발각됐다.
#2. 지난해 3월 서울 강남구의 한 의원에서 의사 신모 씨가 프로포폴을 스스로 투약하다가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신씨는 배우 유아인에게 프로포폴을 처방해 문제가 된 의사로 경찰이 그가 운영하는 병원을 압수수색하던 중 적발됐다.
프로포폴 오남용 사례를 막기 위해 내년 2월부터 의사·치과의사의 이른바 ‘셀프 처방’이 금지된다. 프로포폴은 수술 및 진단을 위한 진정이나 전신마취 유도에 사용되는 주사제로 오남용 문제가 심각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여러 가지 의료용 마약류 중 오남용이 많은 프로포폴을 개정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지 대상 1순위에 올렸다.
식약처는 31일 이같은 내용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시행규칙 개정안은 의사·치과의사 등 마약류취급의료업자가 스스로 중독성·의존성 있는 마약류 의약품을 처방하거나 투약하는 것을 금지하는 개정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의 시행에 따른 후속조치다.
의료용 마약류를 본인에게 ‘셀프 처방’한 의사는 올 상반기에만 4883명이고 의료기관은 4147곳에 이를 정도로 문제가 되고 있다. 식약처는 입법예고와 함께 공개한 규제영향분석서에서 “의사가 본인에게 마약류를 투약할 때, 의학적 판단에 필요한 객관성이 손상될 뿐 아니라 환자의 진료·수술 시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크게 침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식약처는 오남용 상황 등을 고려해 의료용 마약류 셀프처방 금지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식약처 관계자는 “새로운 제도 시행에 앞서 제도의 안정적인 정착과 민원 불편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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