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축 아파트 밀집지역으로 강남 지역 아파트 상승세에서 소외됐던 도곡 1동이 최근 재건축을 활발히 추진하면서 시세가 꿈틀거리고 있다. 이미 분양 절차를 밟고 있는 도곡 래미안 레벤투스를 중심으로 도곡 우성과 도곡 한신·대림 등의 재건축이 완료되면 타워펠리스, 도곡 렉슬 등의 등장 이후 뒤쳐졌던 도곡 1동의 아파트 시세가 도곡 2동을 추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3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도곡 우성 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는 다음달 21일 조합 창립총회를 앞두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조합 설립을 위한 추정분담금 심의를 끝냈고 이에 따라 조합설립 안내 자료를 소유자들한테 보내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올해 말 창립총회를 거쳐 내년 1월 조합설립 인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도곡 우성아파트는 언주초, 은성중, 은광여고가 바로 단지 옆에 위치해 최상의 ‘학품아’ 단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인근에 있는 도곡 한신과 도곡 대림 아파트도 통합 재건축에 나선 이후 순항하고 있다. 도곡 한신 관계자는 “내년 초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추진위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조합설립을 추진할 것”이라며 “통합 재건축을 선택한 이후 소유자들이 재건축 전망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 단지는 최근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개정안의 수혜 단지로 꼽힌다. 도정법 개정안은 안전진단의 명칭을 '재건축진단'으로 바꿨고 실시 시기를 사업계획 인가를 받기 전까지로 늦췄다. 현재는 사업계획 입안 전 안전진단이 반드시 필요해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하면 재건축을 위한 후속 절차 진행도 막혔는데 법안이 통과된다면 사업 추진 중간에 안전진단을 실시하면서 조합 설립, 사업계획 입안까지 병행할 수 있어 재건축 사업 속도는 최대 3년이 빨라질 것으로 분석된다. 또 다른 도곡 한신 관계자는 “국토위 법안소위를 통과해 올해 본회의 통과가 예상된다”며 “사업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재건축이 활발히 진행되자 강남의 마지막 ‘가성비’ 단지인 도곡 1동에 대한 부동산 수요도 커지고 있다. 도곡 1동 A중개업소 관계자는 “도곡 1동은 양재역과 가까운데도 불구하고 1980년 지어졌던 소규모 민영아파트들이 밀집해 재건축이 쉽지 않아 도곡 2동, 개포동 등 인근 지역들에 비해 시세가 확연히 낮아졌다”며 “최근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이 시행되면서 양재역, 세브란스병원, 학군 등을 갖춘 도곡 1동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도곡 1동의 아파트 시세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도곡 대림의 경우 지난 9월 전용 84㎡ 2층 물건이 18억 2000만 원에 거래됐는데, 저층 기준 전고점을 찍었던 2021년 18억(1층)을 뛰어 넘었다. 도곡 한신 전용 58㎡도 지난 6월 16억 2000만 원에 거래되며 2021년 전고점 16억 5000만 원에 근접했다. 현재 호가는 17억 원 이상이다. 도곡 우성 역시 전용 84㎡ 물건이 20억 4000만 원에 거래되며 2021년 전고점 20억 8000만 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지난 8월 진행된 도곡 래미안 레벤투스의 청약도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1순위 청약접수 결과 71가구 모집에 총 2만 8611명이 몰리며 평균 402.9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 관계자는 “도곡동 내 모처럼 들어서는 ‘래미안’ 브랜드 단지인 데다, 강남 내에서도 원스톱 라이프 실현이 가능한 입지환경을 갖춘 만큼 많은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며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경쟁력 있는 분양가로 공급된 점도 청약 흥행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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