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의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EV3가 국내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 1위를 달성하며 전동화 전환을 이끌고 있다. 기아는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전기차 시장인 유럽에 EV3를 출시해 소비자 공략에 나선다. 유럽에서 소형차의 인기가 여전히 높은 가운데 중국산 전기차는 관세 폭탄을 맞게 되면서 EV3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31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EV3의 국내 판매량은 7999대로 집계됐다. 국산·수입 브랜드의 모든 전기차 모델 가운데 가장 많은 판매 실적을 달성한 것이다. 2위 현대차 아이오닉5(4158대)와 3위 테슬라 모델Y(3631대)에 크게 앞서며 전기차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EV3는 국내시장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삼아 유럽 진출을 본격화한다. 기아는 10월 20일 막을 내린 2024 파리모터쇼를 통해 유럽에서 EV3를 처음 선보였다. 11월에는 유럽 26개국의 500여 명에 달하는 기자단을 대상으로 대규모 시승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유럽에서 EV3 연간 판매량 6만 대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EV3는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기아의 점유율을 끌어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은 중국 다음으로 큰 전기차 시장(지난해 약 216만 대)을 형성하고 있는 데다 전통적으로 소형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저가 공세를 펼쳐온 중국산 전기차는 앞으로 5년간 최대 45.3% 관세를 적용받게 되면서 시장 영향력이 주춤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V3는 동급 최고 수준의 가격·상품 경쟁력을 갖췄다. 유럽 인증 기준 605㎞의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와 3만 유로(약 4496만 원)대 판매 가격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차종 최초로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음성 비서를 탑재하는 등 혁신 기술을 대거 적용했다. EV3는 이러한 상품성을 인정받아 ‘2025 유럽 올해의 차’ 후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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