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로 인한 북극의 면적 감소는 다양한 환경적 문제를 일으킨다. 그러나 빙하 면적 감소는 북극 항로라는 친환경적이면서도 경제적인 가능성 또한 제시한다. 그중 북극 항로는 아시아와 유럽 간의 거리를 크게 단축해 선박 운행 감소 등 환경적 이점을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만든다.
올해 한국건축문화대상 학생 설계 공모전 최우수상 작품으로 선정된 ‘북극 적응 도시’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북극 면적 감소의 긍정적인 측면을 조명하고 있다. 작품은 알래스카의 놈(Nome) 지역에 새로운 도시 공간을 조성할 것을 제안한다. 알래스카 서부에 위치한 지역으로 베링 해협과 근접하다는 지리적 특성에 현재 새롭게 개척될 북극 항로의 환적 허브로 유력하게 지목되고 있어서다.
특히 해안 침식 및 침수 등 기후변화는 알래스카 지역에서 생활환경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건물 내부의 온도를 유지하면서도 해빙을 방지하기 위해 지반의 온도를 낮추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작품은 해빙을 고려해 더 안정성이 높은 깊은 곳에 기초를 배치하고, 최소한의 지면 접촉으로 안정적인 구조를 형성할 것을 제시한다.
모빌리티 아이디어도 돋보인다. 도시에 다목적 공간과 카페 등을 갖춘 모노레일 네크워크를 조성한 게 대표적이다. 알래스카의 경우 도로망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항공과 수상교통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계절에 영향을 받았던 항구에 대한 이용도 기후변화로 인해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한 전남대 이보승 씨는 다양한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라 형태와 규모를 달리하면서 환경에 적응하는 진화적 건축이 필요하다는 데 주목했다. 이보승 씨는 “새로운 산업에 따라 생겨난 도시는 사람이 아닌 산업만을 위한 도시로 기능하고, 시간이 지나면 거대한 산업 폐기물이 된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사람과 산업 인프라가 공존하는 도시를 목표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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