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의 가장 큰 변화는 퇴직입니다. 퇴직 시기를 명확하게 예측하기 어렵다면 한발 앞선 준비만이 가장 현명한 자세라고 봅니다. 평균적으로 60세에 퇴직을 한다고 하는데 인생 2막은 최소한 40대부터는 준비해야죠.”
강명(사진) 서울시50플러스재단 대표는 3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장년층이 퇴직 이후에도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 경제적 능력을 계속 이어가는 게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재단은 서울시에서 인생 후반을 준비하는 40~64세 중장년 세대를 위해 설립한 출연 기관으로 이들을 대상으로 경력 설계, 직업 교육, 일자리 지원을 하고 있다. 서부·중부·남부·북부·동부 5개 캠퍼스 및 동작·영등포·노원 등 13개 자치구 센터와 협력해 다양한 중장년 지원 사업을 운영한다.
강 대표는 2010년 서울시 시장실 민원 보좌관을 거쳐 대구시 정무특보, 서울시 정무수석을 역임하고 9월 재단 대표로 발탁됐다. 임기는 3년이다.
지금이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대부분 직장의 정년퇴직 나이는 60세다. 적어도 70세까지는 일을 해야 하는 실정이기 때문에 50세부터는 퇴직한 후에 무슨 일을 해야 할지 고민하기 마련이다.
40대부터 인생 2막 준비를 강조한 강 대표는 “40대는 자녀와 부모 부양의 이중고를 지고 현업을 유지하면서 노후를 위한 자산 형성의 과제까지 안고 있는 세대임에도 우리 사회에서 모든 정책적 지원이 배제돼 있었다”며 “이에 재단은 40대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해 오래 일할 수 있도록 직업 역량 개발, 신직업 교육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재테크·부업 등 부수입 창출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취업을 준비하는 중장년을 향해 그는 ‘왜 이 일을 하려는 것인가’를 우선 깊이 고민하라고 조언했다. 강 대표는 “중장년 세대의 강점은 경력과 연륜인데 퇴직 이후 재취업으로 새롭게 직장 생활을 하면 다시 신입 사원이 되는 셈”이라며 “따라서 재취업을 준비하면서 회사가 요구하는 직무 역량을 점검하고, 수입은 기존보다 줄더라도 이 일이 즐겁게 오래 할 수 있는 것인가를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40대에 들어서면 한 번쯤 고민해보는 게 창업이다. 실제 중소벤처기업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2년 기준 4050세대는 전체 창업자 연령 분포 중 50%가량을 차지한다. 강 대표는 “창업은 준비 과정에서 기본적인 시장 조사, 수익 창출 방안, 법적 제약 사항 등 전문적인 검토를 거치지 않고 도전하면 어려움을 겪게 된다”며 “치열한 경쟁에서 시장을 창출하고 지속적인 이윤을 낼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습득하면서 성공과 실패 사례 등을 꼼꼼히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재단에서는 중장년 창업 컨설팅, 창업 실전 교육 및 멘토링, 저렴한 사무 공간 입주 등을 지원하고 있다.
강 대표는 중장년 채용은 해결해야 할 과제라기보다 시대적 흐름이라고 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라는 것이다.
그는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는 우리나라에서 인구의 허리에 해당하는 중장년 세대의 경제활동은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중장년 일자리 활성화는 정부와 기관의 주도만으로는 실현될 수 없고, 기업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열쇠”라고 호소했다. 이어 “재단이 앞장서서 중장년 세대의 지속적인 경력 개발과 직업 교육을 지원할 것”이라면서 “기업은 우리 사회의 허리이자 경험과 지혜를 가진 중장년 세대의 저력을 신뢰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함께 열어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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