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박빙의 미국 대선판이 때아닌 ‘쓰레기’ 발언으로 요동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지지자는 쓰레기’라고 해석할 수 있는 돌출 발언을 하자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쓰레기 수거 차량을 타고 등장해 공세를 퍼부었다.
30일(현지 시간) 주요 외신들은 바이든이 전날 라틴계 유권자 단체와의 영상 인터뷰에서 “내가 보기에 밖에 떠다니는 유일한 쓰레기는 그(트럼프)의 지지자들”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집회 찬조연설자 토니 힌치클리프의 ‘푸에르토리코는 떠다니는 쓰레기 섬’이라는 발언에 대한 입장이었다.
논란이 커지자 바이든은 즉각 소셜미디어에 “트럼프 지지자가 쏟아낸 혐오 발언을 쓰레기라고 표현한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고 백악관도 속기록을 공개했다. 바이든이 ‘쓰레기는 그의 지지자들(his supporters)’이라고 복수형으로 표현한 것이 아니라 ‘지지자의 발언(his supporter’s)’이라고 소유격을 뜻하는 아포스트로피 s(’s)를 쓰며 혐오 발언을 쓰레기로 지칭했다는 것이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바이든이 해명했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누구에게 투표했는지에 따라 사람들을 비판하는 것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선을 불과 6일 앞두고 바이든이 논란을 키우자 해리스 캠프는 부글부글 끓고 있다. 상원 민주당 지도부의 수석전략가 짐 맨리는 뉴욕타임스(NYT)에 “해리스 캠프가 바이든 발언의 취지를 설명하기 위해 귀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것은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반격의 기회를 잡은 트럼프 측은 맹공을 퍼부었다. 경합주 위스콘신 그린베이를 찾은 트럼프는 환경미화원 조끼를 입고 선거 로고를 부착한 쓰레기 수거 차량에 탑승한 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트럼프는 “나의 지지자들은 쓰레기가 아니다”라며 “내 쓰레기 트럭이 마음에 드나? 해리스와 바이든을 기리는 트럭”이라고 비꼬았다. 트럼프는 조끼를 입은 채 유세 무대에 올라 “그들은 여러분을 쓰레기처럼 대우한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대선은 막판 혼전 양상을 띠고 있다. 영국의 시사 주간 이코노미스트지는 이날 미 대선 결과 예측 모델에서 해리스와 트럼프의 당선 확률이 50% 대 50%로 동률을 이뤘다고 전했다. 전체 538명의 선거인단 중 각 후보자가 269명씩을 확보해 동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21일 예측에서는 트럼프의 당선 확률이 54%로 해리스(45%)를 앞섰지만 다시 동률을 나타낸 것이다. CNN 여론조사에서도 해리스가 러스트벨트(미국 5대호 인근 쇠락한 공업지대) 3개 경합주 중 미시간과 위스콘신 두 곳에서 우세하고 나머지 한 곳인 펜실베이니아에서는 동률을 이뤘다.
한편 공화당 소속으로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낸 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는 이날 X(옛 트위터)에 “나는 공화당원이기 전에 항상 미국인일 것”이라며 “그것이 내가 해리스와 팀 월즈에게 투표하려는 이유”라고 해리스 지지를 선언했다. 또 “(트럼프 당선 시) 국민은 분노만 더 얻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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