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상 다이어트 보조제 과대광고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 특히 최근에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품 복용 전후 사진을 교묘하게 조작하는 수법까지 등장해 피해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최근 5년간 SNS에서 다이어트 효과를 허위로 광고한 적발 건수가 연평균 1900건에 달했다. 이는 적발된 건수만 집계한 것으로, 실제 부당광고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운동, 식단 없이 두 달 만에 14kg 감량', '10박스로 10kg 뺐다' 등의 광고가 빈번하게 게시되고 있다. 이러한 광고들은 대부분 제품 섭취 전후 사진을 함께 게재하는데, 고도비만 체형에서 날씬한 몸매로 극적 변화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문제는 이러한 광고의 상당수가 허위·과장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제품이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일반식품임에도 불구하고, 단기간 체중감량이 가능한 것처럼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SNS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러한 허위광고에 현혹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최근에는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해 비만 체형에 얼굴만 합성하거나 몸매를 교묘하게 변조하는 등 AI 기술을 악용한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한 딥페이크 탐지 솔루션 기업의 분석 결과, SNS 상의 다이어트 식품 광고 영상이 57.27% 확률로 조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체지방 감소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제품의 AI 조작 광고는 표시광고법 위반"이라며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SNS 특성상 계정을 무한 생성할 수 있어 단속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SNS는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온라인 공간이다 보니 단속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불법 광고가 적발되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차단을 요청하는 등 관계 기관과 협조해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명주 서울여대 교수는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AI로 제작한 콘텐츠에 대해 AI로 만들었다는 걸 의무로 표시하도록 하는 법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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