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에 아홉은 "제주도 갈 돈이면 일본 간다”는 속설을 들어본 경험이 있으며, 10명 중 7명은 이 말에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인식이 확산하고 해외여행을 선택하는 사람이 늘면서 관광수지 적자가 더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앞으로도 국내여행은 감소, 해외여행은 증가하는 여행 수요의 불균형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행객들 사이 국내보다 해외가 더 저렴하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다. 그러나 컨슈머인사이트 조사 결과, 올해 1회 여행 당 총비용은 해외여행이 평균 176만5000원으로 국내여행 평균(23만1000원)의 7.6배에 달했다.
‘제주도 갈 돈 이면 일본 간다’는 속설도 틀렸다. 지난 7월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주례 여행 행태 및 계획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본과 제주도를 여행한 사람의 평균 지출 규모는 각각 113만6000원, 52만8000원이었다. 일본 여행 경비가 제주도 여행 경비보다 2.15배 비싼 셈이다. 다만 일본은 인식 여행 경비와 실제 여행 경비의 차이가 0.97배(-3만4000원)로 거의 일치했고 제주도는 두 비용의 차이가 1.63배(+33만2000원)로 나타나 ‘제주도 갈 돈이면 일본 간다’는 인식이 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국내여행을 부당하게 폄하하고 해외여행은 터무니없이 치켜세우는 경향이 여전히 짙게 나타나면서 관광시장 위축을 가져오는 실정”이라면서 “이같은 미신이 사라지지 않는 한 관광수지 적자는 줄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리나라의 만성적인 관광수지 적자는 계속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관광수지 적자는 65억달러다. 2년 연속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56억6000만달러)를 넘어섰다. 방한 여행객이 늘었지만 해외 여행을 떠나는 내국인도 늘어 적자 폭은 더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1067만명이었다. 같은 기간 해외로 떠난 내국인은 1888만명으로 집계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