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이달 15~16일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APEC)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방향으로 조율에 들어갔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일 보도했다. 성사 시 이시바 총리 취임 후 첫 대면 회담이 된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달 1일 취임한 뒤 다음 날인 2일 바이든 대통령과 전화 회담을 한 바 있다.
신문은 정부 관계자들은 인용해 “미일정상회담을 APEC 정상회의 일정에 맞춰 실시할 전망”이라며 “총리가 일본의 방위력 강화로 미국 및 동맹국과의 연계를 진전시켜나간다는 생각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한편, 미일동맹을 심화한다는 방침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시바 총리는 APEC 일정 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개최도 조율하고 있어 바이든 대통령과 대(對) 중국 인식도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일본과 미국·중국 정상의 회담이 각각 성사될 경우 두 국가 간 현안은 물론, 북한의 러시아 군사 협력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도발 등에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단, 페루에 가기 전 이시바 총리는 11일 일본 특별국회에서 총리지명선거를 통과해야 한다. 지난달 27일 총선에서 여당(자민·공명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가운데 역시나 ‘정권 교체’를 내건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노다 요시히코 대표가 총리에 도전해 이시바 총리와 경쟁할 전망이다.
여당과 입헌민주당 모두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나머지 야당을 '내편'으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캐스팅 보트를 쥔 국민민주당이 투표에서 '이시바도, 노다도 아닌 다마키 유이치로(국민민주당 대표)를 쓰겠다'는 입장이라 상황은 일단 이시바 총리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1차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어 이시바, 노다 두 사람이 결선 투표에 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2차에서도 국민민주당이 '다마키 대표'를 써 무효표를 만들면 의석수가 많은 여권을 간접 지원하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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